더불어민주당, 지난달 31일 긴급 기자회견 열고 윤석열 대통령-명태균 통화 녹취 폭로
법조계 "당선인 신분, 다른 법률에 '공무원으로 인정한다'는 규정 없는 한 공무원으로 보기 어려워"
"정치적으로는 별도 판단 있을지 모르겠지만…중립 의무에도 해당 안 되고 당무 개입 행위도 아냐"
"탄핵 사유 되려면 대통령이 직무 관련해 헌법·법률 위반해야 하는 만큼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를 놓고 야권은 공천에 개입한 것이라며 파상 공세를 펼치며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당시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고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이었던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탄핵 사유도 대통령이 직무와 관련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것인 만큼 해당 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1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영선 전 의원의 보궐 선거 공천 관련 윤 대통령과 명 씨 간 통화 녹취는 지난달 31일 민주당의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서 처음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공개 육성에 대해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만일 대통령의 적절한 해명이 없다면 국민께서는 윤 대통령이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취를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선거법에 위반될 소지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전날 "공무원은 국가 조직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한쪽 정치세력을 편드는 걸 문제 삼는 것"이라며 "당선인 신분은 그런 것에 있어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2항에는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해 당내 경선에서 경선 운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이전의 당선인은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법조계의 다른 전문가들도 당선인 신분을 공무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윤 대통령의 행위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행위가 적절한지는 별론으로 하고 당선인 신분은 다른 법률에 공무원으로 인정한다는 규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공무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래서 지난해 야당에서 당선인도 공무원에 준해 취급하겠다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당시 윤 대통령은 민간인이었기 때문에 행위 자체를 평가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치적으로 별도의 판단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시 공무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립 의무에도 해당이 안 되고 당무 개입 같은 행위도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핵 사유도 대통령이 직무와 관련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도 해당 안 된다"며 "이 자체로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