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차례 금리인하…증시 긍정 반응
점도표 하향 조정 완화적 스탠스 해석
시장 기대감과 괴리…추가 금리인하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사로 국내와 해외 증시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 예상과 달리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를 띄우며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 연준의 예상 밖 입장 변화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에 따른 금리 인하가 내년 증시에 미칠 파급력을 두고 투자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문가들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두고 대체로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했으나 점도표 하향 조정은 예상을 넘는 완화적 스탠스로 해석했다.
연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과 11월에 이은 3회 연속 동결이다.
또한 점도표를 통해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 범위를 현재보다 0.65∼0.90%포인트 낮은 중앙값 4.6%(4.5~4.75%)를 제시했다. 사실상 내년 3차례 금리 인하 구상을 밝힌 셈이다.
이는 기존 점도표와 비교해 하향 조정된 것이다. 지난 9월 FOMC 점도표 상에서는 올해 기준금리를 5.50~5.75%로 인상한 뒤 내년 5.00~5.25%까지 2회 인하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었다.
이번 FOMC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마저 거론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고 이는 긴축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정책금리 동결은 예상에 부합했지만 점도표 하향 수준은 전망에 비해 완화적인 결과였다”며 “파월 의장이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부담과 피벗에 대한 사전 전망치(가이던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중한 기조 속에서도 예상보다 완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FOMC 결과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지난 1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512.30포인트(1.40%) 오른 3만7090.24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3만7000선을 넘어선 건 사상 처음이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33.10포인트(1.32%) 오른 2543.76을 가리키고 있고 같은 시간 코스닥은 전일 대비 10.24포인트(1.23%) 오른 839.55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는 비둘기적 FOMC 결과로 연말 랠리 기대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 장기화 국면이 사실상 종결된 만큼 당분간 시장이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와 금리 전망 하향은 기업 이익과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이라며 “최근 중국증시 영향으로 부진한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연말·연초 분위기는 하방보다 상방우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내년 증시에 미칠 영향력을 두곤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점도표 하향 조정에도 시장 참여자가 기대하는 금리인하 폭과 괴리가 여전해 이에 따른 해석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연준의 금리인상 시가와 인하 정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점도표에 따르면 미 연준은 내년 금리 인하를 25bp(1bp=0.01%포인트)씩 3회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금융 시장은 2024년 연말까지 6회(150bp) 인하 가능성을 반영 중”이라며 “사장에선 내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고민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매우 비둘기파적이고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나는 12월 FOMC였다”며 “적어도 다음 물가지표 나오기 전까지, 길게 보면 내년 3월 초 시장이 첫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시점까지는 ‘긴축’이 주식시장을 크게 건드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