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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에 힘 커지는 주주행동주의…공매도·물적분할 ‘정조준’


입력 2022.07.29 05:00 수정 2022.07.28 14: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업거버넌스포럼, 정책 세부사항 미흡 지적

실적에 긍정적 영향 연구결과도…확산 전망

지난 2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자회사 물적분할, 동시상장 시 주주보호 방안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김규식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주주총회 시즌도 아닌데 주주행동주의가 확산될 조짐이다. 증시 약세장이 지속하자 공매도와 물적분할 제한 등 제도 개혁 요구가 거세다. 금융당국이 소액주주 보호 방안을 내놓으며 달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미봉책’이라고 보고 보완을 요청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공매도와 물적분할 제도 개선에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9월 말까지 자본시장 8개 국정과제의 세부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당국이 현재까지 내놓은 공매도와 물적분할 제도 개선안을 보면 개인들의 요구사항이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매도의 경우 폐지가 고려되고 있지는 않지만 담보비율이 조정된다. 당국은 공매도를 위한 주식 차입 시 요구되는 담보비율의 경우 개인투자자 140%와 기관 105% 사이의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형평성을 위해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 기간을 개인과 같은 90일로 한정하고 담보비율을 투자주체 별로 차별화를 두지 않고 미국과 동일한 150%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물적분할의 경우 주주들이 비판했던 자회사에 대한 상장심사를 강화해 주주보호 노력 미흡시 상장을 제한한다. 또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신주를 우선 배정하는 방안 도입도 검토한다.


당국의 이러한 주주보호 강화책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지근한 반응이다.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지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이에 주주들은 결집해 문제제기에 나섰다. 주주행동주의펀드 연합체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국이 내놓은 정책계획의 세부사항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포럼은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의 매수가격을 ‘시가’로 고정한 점을 짚었다. 경영진이 주가에 대해 경영책임을 지지 않으므로 반드시 ‘공정가액’을 도입해야 한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신주발행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는 방안 역시 공모가가 적정한지 여부가 문제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신주발행 자회사의 동시 상장을 허용한다면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 배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와 한화 소액주주모임 관계자들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한화의 물적분할 반대 피켓팅을 하고 있다.ⓒ뉴시스

주주들은 당국 뿐만 아니라 물적분할에 나서는 기업을 상대로도 직접행동에 나서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한화 소액주주들은 최근 한화빌딩 앞에서 물적분할 반대 시위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방산부문 물적분할 및 관계사와의 합병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주주행동주의가 보다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글로벌 행동주의 캠페인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26개를 기록했다. 이는 주주행동주의의 효과가 기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해외 연구를 인용해 지난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됐던 2465개의 행동주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성공적인 행동주의 활동이 진행된 기업들의 주가는 캠페인 시작 이후 약 14개월 간 평균적으로 비교그룹(peer) 대비 2.4%가 높았다고 밝혔다.


최효정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 침체와 어려운 투자 환경으로 인해 주주행동을 통한 주가부양을 추진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했다”며 “주주행동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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