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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인플레 정점 기대감...분기점 맞이한 증시


입력 2022.07.27 07:00 수정 2022.07.26 16:5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구리·옥수수 등 6월 이후 20%↓

성장주는 반등...BBIG 이달 9%↑

러-우 전쟁·유럽 경기 등 변수 감안해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본사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최근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도 중요한 분기점에 도달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지수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들도 적지 않은 가운데 반등 기회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금융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원자재 펀드(43개)에는 최근 1개월 간 2322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최근 6개월 간 1조1729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지만 폭등했던 원자재 가격과 펀드 수익률이 꺾이면서 한 달 새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원자재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1.42%다. 한달 전만 해도 원자재펀드의 6개월 수익은 10%를 넘겼다. 다만 수익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도 유입돼 지난 25일 일 533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어오기도 했다.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것은 전 세계적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경기가 위축돼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지난 3월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섰던 금 가격은 지난 25일(현지시간) 1719.10달러에 마감했다.


경기 선행지표로 불리는 구리(현물) 가격도 지난달 초 이후 20% 넘게 내렸다. 같은 기간 옥수수와 대두 등 농산물 역시 20%대 급락했다. 지난달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는 최근 90~10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발 고강도 긴축으로 급락했던 2차전지·바이오·인터넷·게임(BBIG) 업종 등 성장주의 회복세도 인플레이션 고점 통과 기대감을 키웠다. 전날 KRX BBIG K-뉴딜지수는 이달 초 1950.25에서 8.92% 오른 2124.28로 마감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4.66%)을 훌쩍 뛰어 넘는다.


KRX BBIG K-뉴딜지수 최근 3개월 추이.ⓒ한국거래소

미국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시장의 관심사다. 미시간대학교가 최근 발표한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6월 3.1%에서 7월 초 2.8%로 하락했다. 코로나19 이전 20년간 평균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금리 인상 필요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준은 26일(현지시간)과 27일 양일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1%p 올리는 울트라스텝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동안의 금리 인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억제되면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 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심스럽게 주가 바닥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하반기 경제 및 기업 실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럽 경기 침체 우려 등 변수가 남아 있어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의 피크아웃을 기대할만한 원자재 가격 조정이 진행됐고 실적 예상치를 상회한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고멀티플 중심의 매수도 붙었다”며 “그러나 하반기 경제와 기업 실적, 러시아 전쟁, 유럽의 상황을 감안하면 상승장의 서막이라 하긴 이르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다만 연준의 긴축 완화에 따라 시장은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기업·가계 심리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고 주가도 이를 상당 부분 선 반영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정점이 확인되고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한 태도가 조금만 누그러져도 투자심리는 안정될 것”이라며 “다만 달러 강세 지속 우려 등이 상존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와 무관한 기업, 개별 테마 이슈가 있는 기업 등이 상대적으로 선호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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