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참가 못하는 '친정' 탈출 시도 중
호날두가 찍은 빅클럽 첼시도 영입 리스트에서 제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14일(한국시각) 영국 디 애슬래틱 보도에 따르면, 로멜루 루카쿠 대체자를 물색하는 첼시의 공격수 타깃 리스트에서 호날두는 제외됐다.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이 호날두 영입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날두가 맨유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호날두는 ‘이적 제안이 온다면 맨유가 나를 보내주길 바란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는 보도는 이달 초부터 나왔다. 차기 행선지로 유력하게 떠오른 팀 중 하나가 맨유의 라이벌 첼시였는데 호날두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급 삭감’ 카드를 꺼내들면서 새 팀을 찾아 나섰던 호날두는 현실적으로 맨유에 잔류하게 될 전망이다. 호날두는 2023년까지 맨유와 계약된 상태로 1년 연장 옵션도 있다. 맨유가 놓아주지 않는다면 이적은 어렵다. 에릭 텐 하흐 맨유 신임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호날두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두 차례나 못 박았지만 호날두는 여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 시절 박지성 등과 함께 맨유에서 화려한 시즌을 보냈던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유벤투스 등 세계 굴지의 클럽을 거친 뒤 지난 시즌을 앞두고 11년 만에 친정으로 ‘깜짝 복귀’하면서 “맨유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맨유는 역대 최저승점(58)으로 EPL 6위에 머물러 다음 시즌 ‘최고의 무대’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손에 넣지 못했다. 다음 시즌 챔스가 아닌 유로파리그에 나서야 한다. 5차례 챔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호날두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다.
향후 3~4년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으로 보고 있는 호날두 입장에서는 한 시즌 한 시즌이 귀한데 유로파리그에서 썩힐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 여름이적시장에서 보여준 맨유의 소극적인 전력 보강 작업도 호날두는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래서 팀의 프리시즌 일정까지 내팽개치고 휴가지에서 에이전트를 도구로 새로운 팀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호날두 입장에서 맨유 행보가 분명 답답한 부분이 있지만, 맨유가 지난 시즌 성공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호날두가 지목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18)을 넣었지만, 파벌 형성과 감독과의 불화 등으로 팀 분위기를 저해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맨유가 이 지경이 된 것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이미 바이에른 뮌헨(독일), 파리생제르맹(프랑스)은 호날두 영입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호날두라는 이름값과 파괴력은 대단하지만, 현재 기량에 비해 너무 높은 주급과 통제하기 어려운 스타라는 점에서 꺼렸기 때문이다. 맨유 입장에서도 팀에서 마음이 떠난 호날두와 동거한다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호날두와 맨유가 다음 시즌 불만족스러운 동거를 이어갈지 EPL을 즐기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