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 아는 사실 모른다 하고 징계하니 버텨
닉슨 몰락은 도청보다 거짓말 때문이라는 것 잊었나?
경찰 수사 종결 후 징계했다면 오히려 제명됐을 것
성 접대, 증거 인멸 모든 정황이 그에게 절대 불리
이준석은 끝까지 거짓말을 했고, 자기가 대표인 당의 결정에 불복하고 있다.
그의 인성과 인격에 대한 비판이 틀리지 않았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모습이다. 그는 이른 나이에 걷잡을 수 없이, 추하게 추락하고 있다.
자신이 대표 당선 후 측근 또는 우군이라고 여겨 임명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 위원장 이양희의 이준석 징계 결정 발표문은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이준석 당원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 근거를 이렇게 자세히 인용하는 것은 많은 언론, 이준석 지지자들, 그리고 이준석 본인이 윤리위가 단순히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징계를 강행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양희의 윤리위는 단 한 문장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 라는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당사자들 소명과 심의, 의결을 7시간 40분 동안에 걸쳐 한 결과를 위 몇 개 문장으로 압축해 발표한 것인데, 이를 전달하고 반박하는 측에서는 그것을 또 한 마디로 줄여서 왜곡한다. 결정의 부당함과 자기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이양희(65, 성균관대 교수)는 1970년대 야당 총재로서 ‘참여 속의 개혁, 중도통합론’을 기치로 경제 개발과 자주 국방에 매진하던 박정희 정부에 협조적인 노선을 추구, 김영삼 김대중 등 반대파들로부터 ‘사쿠라’로 매도당했던 소석(素石) 이철승(2016년 93세로 작고)의 외동딸이다. 아동복지, 인권 전문가인 그녀는 과거 새누리당에서 28세 이준석과 함께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며 그와 친분을 쌓았다.
하지만 그녀는 용기와 소신의 투사 소석의 딸 답게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지 않았다. 이준석 징계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었으며 그녀는 이 상식에 충실히 따랐다.
7억원 투자를 할 만한 관계가 전혀 아닌 사람들끼리 새벽 1시에 부랴부랴 만나 각서(약속증서)까지 써 주었는데, 이준석과는 관계없는 일이고 투자 가치가 있어서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 말을 믿어 달라고 윤리위원들 앞에서 ‘소명’을 한 김철근의 강심장이 놀랍다. 전남 고흥 출신으로 이준석보다 16세 위인 그의 내후년 국회의원 공천(서울 강서 병)은 이렇게 날아갔다.
이준석은 또 어떤가? 자기 비서(정무실장)는 모르고 자기는 아는 사람에게 그 비서가 새벽에 달려가 돈을 주기로 약속했다면 주군(主君)을 위해 한 일이다. 그는 “몰랐다”고 했다. 이 거짓말을 ‘소명’하기 위해 그는 3시간 가까이 윤리위원들에게 ‘말이 되지 않는 말’을 밤새도록 반복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사임을 한 건 도청이 아니라 거짓말 때문이었다’는 역사의 교훈을 잊었나? 하버드 출신이 맞고 청년 정치의 상징 인물이 맞는지 새삼 의아해진다.
백이면 백(광신도 준빠들은 제외하고) 세상 사람들이 코웃음 치는 거짓말을 하고 그것 때문에 중징계를 받았으면 일단 윤리위 결정을 존중, 자리에서 물러나 재기를 모색하는 게 옳고 현명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꼬장’(이재오의 비판)과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땡깡을 넘어 ‘쿠데타’를 기도한다. 원군 증강을 위해 이준석 홍위병 20~30대의 당원 가입 독려 내용을 징계 후 첫 SNS 글로 올렸다.
그의 징계 후 첫 ‘당무’는 윤리위 결정 처분 ‘셀프 보류’다. 자기에게 내려진 당 공식 기구 결정을 자기가 무효화한다? 법과 규칙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고도 입만 열면 ‘혁신’을 말한다. 그는 거짓말과 이 셀프 짓거리, 즉 불복으로 정치 생명이 아예 끊어질 수도 있는 위기를 맞았다.
그와 그의 지지자들이 노래 부르는 경찰 수사는 그에게 불리한 쪽으로 진행돼 기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여대생 성 상납’ 영수증, 당시 상황 메모, 7억원 각서, 통화 녹취록 등 모든 정황과 증거들이 ‘이준석 형사 처벌’ 쪽으로 기울러 보인다. 이 수사 종결 뒤에 윤리위가 열렸다면 그는 아마 제명됐을 것이다.
사람들은 젊은이의 한때 실수에 관대하다.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말이다. 더구나 이번 윤리위 심의는 그의 성 문제를 판단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각서 의혹에 대해서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으면 될 일이었다.
그는 대신 그 특유의 내부 총질, 자기를 비판하고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곧바로 반격하는 ‘싸가지’를 어김없이 발휘했다. 날이면 날마다 윤핵관 타령이었고, 급기야 대통령 윤석열까지 까는 ‘본색’을 드러냈다.
새 정부의 중요 사정(司正) 어젠다로 부상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문재인이 개입한 증거가 없다’고 단정 짓고 그를 옹호하는가 하면 ‘서해 사건 같은 게 (새 정부 초기 아까운 시간을) 소비할 가치가 있는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당 대표란 사람이 개혁 동력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 윤리위도 윤핵관, 대통령과 한 패라는 식으로 비난했다. 그에겐 자기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모두가 구태고 ‘혁신’ 대상이다. 이런 ‘젊은이’에게 ‘어른’들로부터 고운 대접이 돌아올 수가 없다. ‘저 혼자만 똑똑한 철부지’에 대한 일반 국민 여론도 매우 부정적이다. 50% 이상이 그의 징계를 찬성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의 사퇴와 관련해 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한 결과,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33.8%로 가장 많았다. ‘임기인 내년 6월까지 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10%포인트 이상 적은 23.3%에 그쳤다,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과 ‘경찰 수사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은 각각 20.7%, 17.8%였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도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답한 이들이 31%로 가장 많았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도 ‘징계 여부 논의 대상이 된 이 대표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51.8%로 ‘자진 사퇴할 필요 없다’는 응답자(40.5%)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준석에게 호의적이고 보수 정당을 걱정하는(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논객들, 준빠들은 그가 ‘아직 젊다’거나 ‘보수 정치의 새싹’ 운운하며 윤리위와 윤핵관, 50~60대 보수 지지자들을 어리석고 비열하다고 비난한다. 거짓말하고 불복하는 자를 옹호하는 그들은 혹시 이런 말을 아는지 모르겠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