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서포터즈 내 소모임 회원들이 원정 경기를 위해 방문한 FC서울 팬을 집단 폭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6라운드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를 앞두고 서울 팬 한 명이 수원 팬들에게 폭행당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한 영상과 증언에 따르면 사건은 경기 시작 전 벌어졌다. 경기를 앞두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한 중학생 A군을 다수의 수원 팬들이 에워싸고 위협했다.
이들은 급기야 A군을 들어 올리더니 땅에 메다꽂아버리기까지 했다. 또 쓰러진 A군의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갑작스러운 폭행에 당황한 A군은 일어난 뒤 입고 있던 서울 유니폼을 벗고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충격적인 점은 이 모습을 목격한 다수의 수원 팬들이 오히려 응원가를 부르며 A씨에게 위협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A군에게 "FC서울 유니폼을 벗으라"고 강요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논란이 거세지자 수원 삼성 서포터 프렌테 트리콜로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외부에서 발생한 FC서울 서포터와의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 및 양 구단 관계자와 서포터분들에게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프렌테 트리콜로 측은 "단체 차원에서 이번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과 신경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피해자에게 직접 상해를 입힌 가해자 역시 사과문을 게시했다. 가해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것에 대해 피해자분과 그 부모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면서도 "폭행이나 다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경기장 밖에서 응원가를 부르는 와중에 같이 점핑을 하자고 들어 올리려다가 그분을 놓쳐 넘어지게 됐다"라면서 "바로 그분께 사과드렸고, 당일 피해자분 아버님과 영상통화로 일이 생기게 된 과정을 말씀드리고 정중하게 사죄드렸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다시 한번 이유를 막론하고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사죄드린다. 심려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해자의 사과문을 접한 축구 팬들은 "함께 점핑을 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은 K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앙숙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 팀 팬들이 함께 응원가를 부르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점핑'을 하려 했다는 가해자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피해자인 A군은 사건 이후 부모님과 함께 수원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