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KIA는 나란히 3~4위 달리면서 순항 중
4월 뜨거웠던 롯데는 급격한 내리막으로 8위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 있다. 바로 전국구 인기팀으로 불리는 LG와 롯데, KIA로 분류되는 일명 ‘엘롯기’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엘롯기’ 동맹이란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팬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2000년대 초중반 약속이라도 하듯 최하위 자리를 바꿔가며 인기와 반비례한 성적을 보여 붙여진 수식어다.
이후 2000년대 후반 롯데가 가장 먼저 암흑기를 걷어냈고 LG 역시 2010년대 들어 지긋지긋했던 하위권을 탈출하면서 엘롯기 동맹은 자연스레 해체 수순을 밟았다.
이들의 성적은 곧 리그 전체의 흥행과 일맥상통했다. 특히 지방팀인 롯데와 KIA의 성적이 좋았던 시즌에는 이들 홈경기는 물론 수도권 원정경기까지 구름 관중이 몰려들어 전국구 인기팀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40주년을 맞이한 올 시즌은 초반만 하더라도 엘롯기의 사상 첫 가을 야구 동반 진출이 예상됐다.
4월을 뜨겁게 보냈던 롯데를 비롯해 강팀 이미지를 구축한 LG, 그리고 KIA마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양상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LG와 KIA는 나란히 3~4위에 올라 순항 중이다. LG는 강력한 불펜을 앞세워 견고한 야구를 선보이고 있으며 KIA는 이적생 나성범 효과를 톡톡히 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롯데다. 4월 한 때 2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던 롯데는 5월 들어 거짓말 같은 추락이 찾아왔고 어느새 8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특히 롯데는 반드시 승리를 잡아야할 경기 막판 접전 상황에서 타선이 무기력해지거나 불펜이 무너지는 등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4월 한 달을 뜨겁게 보내며 월간 MVP에 올랐던 한동희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었고 올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삼성과의 격차가 2경기 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위권은 삼성과 두산, KT, 롯데 등 무려 4개팀이 촘촘하게 얽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롯데는 지난 주말 마지막 경기서 KT에 13-0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이자 최다 점수 차 승리였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맞이하게 될 상대는 최하위 한화 이글스다. 롯데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엘롯기 동반 상승세 기류에 올라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