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심화하고 있는 세계 식량 위기를 서방의 러시아 제재 탓으로 돌리며 이를 해제할 경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한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 시각) 푸틴 대통령은 프랑스와 독일 두 정상과 80분 간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상황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세계 시장에 곡물 공급이 어려워진 이유에 대해 "서방 국가의 잘못된 경제 및 금융 정책의 결과"라면서도 "러시아는 흑해 항구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한 옵션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비료와 농산물 공급 증가는 세계 식량 시장의 긴장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고 거듭 해제를 촉구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오데사 인근까지 약 600km를 봉쇄하고 있다. 오데사 항구는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의 90%가 통과하는데, 사실상 입출항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편 이날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두 정상에게 "우크라이나 때문에 얼어붙은 협상 상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