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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쇼크①] 발표 수치마다 역대급…물가, 향후 인상 요인 ‘잔뜩’


입력 2022.04.13 13:09 수정 2022.04.13 13:1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생산·소비·외식물가 모두 급상승

확장 재정·공급망 위축·전쟁까지

복합요인 탓 향후 지속 증가 예상

13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오른 가운데 사람들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물가와 외식물가는 물론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모두가 우상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한 상황에 정부 재정 확장으로 통화량은 늘어나고,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물가는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다.


13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1% 치솟았다. 4%대 물가상승률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4.1%는 한국은행 등 정부가 연간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2.0%)의 두 배가 넘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물가 상승률이 4.7%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소비자물가 전후로 작용하는 다른 물가지표도 위험 수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4.82로 전년동월대비 8.4% 상승했다. 2개월 연속 상승으로 지수 자체로 역대 최고 수치다. 생산자물가가 3~6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수입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입물가지수는 137.34로 전월보다 3.5%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9.4% 급등했다.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12개월 연속 오름세다.


외식물가는 재료비와 배달료 인상,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1년 새 6.6% 올랐다. 햄버거와 짜장면, 김밥 등 39개 조사 품목 모두 상승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6.6% 올랐다. 1998년 4월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외식물가나 공산품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 수요가 줄거나 공급이 늘어도 가격이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다. 물가 상황이 나아질 경우에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아 인플레이션(물가 지속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수요가 없어도 물가가 상승하는 디맨드시프트인플레이션(demand-shift inflation)이 발생하게 된다.


물가 고공행진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이 설립한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우리나라 연간 물가상승률을 2.9%로 상향했다. 올해 초 2.1%로 예측했던 것을 3개월 만에 무려 0.8%p 높여 잡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물가 인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재 물가 상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풀어낸 확장 재정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외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공급망은 적체는 여전히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길어진다. 여기에 차기 정부는 최대 50조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준비 중이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 2월 전망에 비해 향후 물가 경로의 상방 리스크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외 물가 상승요인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당분간 오름세가 크게 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차기 정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서민 생활물가와 민생 안정이기 때문에 만약에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경제 장관들이 원팀이 돼서 당면 현안인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면서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물가쇼크②] 통화량·공급망·고유가 3박자…정부 대책은 ‘금리인상’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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