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8연승 2003년 KIA와 함께 역대 최다 2위
6연승 이상 기록한 역대 팀들 우승과 인연 맺지 못해
개막 후 지는 법을 잊어버린 SSG 랜더스가 8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8전 전승의 SSG는 투, 타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막 초반부터 외국인 투수 폰트가 퍼펙트 피칭 포함 1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원조 에이스 김광현도 복귀전에서 승리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타선에서도 최정이 건재한 가운데 주장으로 낙점된 한유섬이 벌써 15타점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써나갈 채비를 마쳤다.
8경기를 치르면서 46득점을 뽑아낸 SSG는 경기당 6득점에 가까운 가공할 화력을 내뿜고 있다. 여기에 리그에서 가장 낮은 1.97의 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할 정도로 ‘짠물 야구’가 가능해진 SSG의 마운드다.
이제 SSG는 2경기를 더 승리한다면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이 부문 역대 1위는 2003년 10연승을 기록했던 삼성.
하지만 개막 후 연승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이 기록에 도달했던 대부분의 팀들이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는 뚜렷한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 삼성은 개막 10연승을 달렸으나 이 기세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고 결국 정규시즌 3위로 마감한 뒤 포스트시즌에서는 준플레이오프서 탈락해 그해 4위에 그쳤다.
같은 해 8연승을 내달렸던 KIA도 마찬가지다. KIA 역시 삼성과 엄청난 초반 기세를 보였으나 정작 그해 정규 시즌 1위는 현대 유니콘스였고 한국시리즈 역시 현대의 통합 우승으로 귀결되며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개막 후 6연승을 기록했던 롯데와 LG도 우승과 무관했던 팀들이다. 롯데는 1986년과 1999년 두 차례 6연승에 도달했으나 한국시리즈 진출은 1999년 한 차례였고, 이 마저도 한화에 첫 우승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LG는 가장 최근 6연승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연승 휘파람을 불었던 LG는 여름이 되면서 지치기 시작했고 결국 순위가 6위까지 추락하며 가을 야구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SSG의 8연승은 2003년 KIA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역대 2위의 기록이다. 10연승으로 가기 위한 길목에서 만나게 될 상대는 1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는 LG(7승 1패)다. 과연 SSG의 상승세가 LG를 상대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