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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자국 남은 컵 또 써야 하나요?"…1일부터 일회용품 사용 다시 금지


입력 2022.04.01 04:29 수정 2022.03.31 19:26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자영업자 "설거지 인력, 다회용 컵 비용 부담돼…일회용 컵 원하는 손님들과의 마찰도 우려"

시민들 "바쁜 시간에 컵 관리 제대로 될까? 위생 걱정" "쓰레기 급증 고려해야" 의견 분분

환경부, 과태료 처분 등 단속은 유예키로…다회용기 사용토록 홍보·지도에 행정력 집중 방침

21일 오전 서울시내 한 커피전문점에 일회용 컵이 쌓여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던 카페 등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금지 제도가 1일부터 재개된다. 자영업자들은 경제적 부담과 고객불만 제기 등을 우려하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위험, 개인위생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사항을 고려해 과태료 부과 등 단속보다는 안내, 지도 중심의 계도를 진행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 2018년 8월부터 시행해왔으나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2월 감염 위험 등 이유로 제도 시행을 중단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이 급증하자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환경부는 제도를 1일부터 다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7)씨는 "포장 손님들이 몰리는 점심시간 장사에서 대부분 매출을 끌어내고 있는데, 잠시 앉았다가 나가는 손님이 대다수"라면서 "그런 손님들 모두 처음엔 다회용기로 음료를 이용했다가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바꿔드리고 있는데, 설거지, 컵 교체 등에 시간이 더 드는 것은 물론 새로 살 플라스틱 컵 비용까지 생각하니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서대문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51)씨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4000~5000원선 유리컵 40개를 추가로 주문했다"며 "인건비 때문에 피크타임에도 혼자 일하고 있는데 앞으로 설거지 인력은 어떻게 구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역시 서대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32)씨도 "가게 안 테이블은 4개 밖에 안되지만 10분 정도 앉았다가 나가는 손님들이 꽤 있다"며 "3년 전 제도 시행 때도 일회용 컵을 무조건 원하는 손님들이 일회용 컵을 달라며 따진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일회용 컵을 원하는 손님들과 마찰이 생길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3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서 직원이 커피를 담기 위해 머그잔을 집어들고 있다. ⓒ 연합뉴스

시민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직장인 김모(32)씨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매장 다회용컵에 음료를 받은 적 있는데 컵이 제대로 씻기지 않아 형광 분홍색 립스틱 자국이 그대로 묻어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프랜차이즈 카페도 이런데 개인 카페 등에서 바쁜 시간에 컵 관리가 제대로 될 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직장인 장모(28)씨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만명이 나오는데 아직까지는 일회용품을 쓰는 게 안전할 것 같다"며 "다회용기를 원칙으로 하되 원하는 이들에게는 일회용기를 제공하는 방안도 괜찮다고 본다"고 전했다.


대학생 이모(22)씨는 "설거지하기 귀찮거나 코로나 때문에 걱정되는 건 있지만 분리수거 때 플라스틱 쓰레기만 넘쳐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며 "언제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일이고 실천하다 보면 다들 자연스럽게 적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제도는 그대로 시행하되,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과태료 처분 등 단속은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부는 1일부터 적용하는 일회용품 규제 계도·단속 실무를 맡은 지방자치단체에 과태료 처분 유예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대신 카페나 식당 게시판에 일회용품 사용금지 홍보물을 게시하고 사업자들이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지도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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