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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 재무 리스크에도 장거리 몰두...정홍근의 무리수되나


입력 2022.03.18 12:00 수정 2022.03.18 12:0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경영난으로 누적적자 심화...내달 유상증자 추진 예정

잇따른 대형기 도입 계획…리스비 증가로 손실 폭 ↑

중단거리도 불안정한데...지나친 장밋빛 전망 지적

티웨이항공이 도입한 A330-300.ⓒ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이 대규모 누적 적자로 추가 유상증자를 예고한 상황에서 대형기 도입을 통한 장거리 노선 개척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한 저비용항공사(LCC)의 한계를 벗어나겠다는 목표지만 지난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돼 온 경영환경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대형기 도입을 통한 장거리 노선 개척을 놓고 도전정신을 높게 사면서도 경영난 심화로 인한 재무 악화 등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2일 12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네 번째 유상증자 추진이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9월과 지난해 3월에 각각 720억원, 800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20년 7월에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티웨이홀딩스의 자금 조달 문제로 철회한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누적 적자로 인한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1192억원으로 4분기를 포함한 지난해 연간 손실 규모는 1500억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과 항공기 리스, 정비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청약은 내달 18일과 19일로 납입일은 26일이다.


재무 리스크 커졌는데 대형기로 장거리 도전?

하지만 모회사이자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이전 유상증자 참여로 자금을 소진해 참여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배정되는 물량을 자체 소화하기엔 현금 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으로 불참하거나 일부 물량만 인수할 경우 지분율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20년 9월 당시 티웨이홀딩스의 지분율은 58.32%였지만 이후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현재는 40.92%로 줄어든 상태다.


사모펀드인 제이케이엘(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 회사인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가 22.4%(주총소집 공고 기준)로 2대 주주, 우리사주조합이 9.7%, 기타주주가 26.78%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모회사로서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외부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미 2대주주인 JKL파트너스측은 추가 투자에 반대의사를 밝힌 상태다. 회사측은 제 3의 기관에 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러한 재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대형기 도입을 통한 장거리 노선 도전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말 ‘A330-300’ 기종 1호기를 신규 도입한데 이어 오는 5월까지 A330-300기종 2·3호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 기종은 김포-제주 노선에 우선 투입하고 추후 싱가포르·시드니·하와이·동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과 화물 운송 등에 투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티웨이항공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전날 17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5월 싱가포르에 이어 코로나 회복 여부에 따라 7월 크로아티아, 올해 겨울에는 호주 시드니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장거리 노선의 경우, 중단거리 노선에 비해 변수와 리스크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중단거리와 다른 운항 노하우도 필요해 경험이 부족한 LCC로서는 만만치 않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한데 현재 악화될대로 악화된 재무 상태를 감안하면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을 띄운다고 해서 무조건 많은 수익이 담보된다고 할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비용 부담 증가로 리스크는 그만큼 더 커질수 있다”며 “재무적 리스크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승부수가 통할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운수권 확보 기대감 크지만…지나친 낙관론 우려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결정에 따라 반납이 의무화되는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허용 횟수)·운수권(항공사가 운항할 수 있는 권리)을 노리고 있는데 상황을 너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운수권 확보는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최종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회사가 이번에 도입한 A330-300 기종은 북미와 서유럽 운항에는 적합하지 않아 반납되는 운수권을 확보하더라도 추가 기종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도 운항거리가 더 긴 A330-200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지만 그만큼 리스(대여) 비용 부담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회사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리스부채가 총 3166억원으로 3000억원이 넘는 상황인데 잇따른 대형기 도입에 따른 리스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결정에 따라 반납이 의무화되는 슬롯과 운수권이 국내 LCC에게만 배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티웨이가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국장)은 지난달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슬롯이나 운수권을 배분할 때 국내 LCC에 외국 항공사와 차별적으로 조치를 내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당국에서는 해당 나라의 외국 항공사에, 자국 항공사에만 슬롯·운수권을 배분하는 형태로 조치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신시장 개척 필요하지만…냉정한 현실 인식 필요

LCC로서 장거리 노선 개척이라는 도전정신을 인정하더라도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오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 대표는 지난 2017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0년까지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유럽·북미 노선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계획이 틀어지긴 했지만 뒤늦게라도 이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LCC들은 경영난이 심화될대로 심화된 상태다. 현재 회사 재무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은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기본적으로 LCC가 강점이 있는 중단거리 노선에서 안정적인 상황이 담보돼야 장거리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담보할 수 있는데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아직까지도 해외로의 하늘길이 막히다시피한 상황인데 먼저 중단거리 노선 안정화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장거리 노선이 수익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용 절감 측면에서 봤을 때 중단거리에 비해 유리하다고 볼수만은 없다”며 “특히 장거리 노선의 경우, 중단거리에 비해 비상시 기재 대체 등 다양한 변수 통제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티웨이항공은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에서는 정홍근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비롯, 사내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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