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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방송 뷰] 이주민 삶까지 아우르며…의미 확장하는 여행 예능


입력 2022.03.13 12:00 수정 2022.03.13 12:0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한 번쯤 멈출 수밖에’ 게스트 고민 아우르며 더하는 깊이

‘조인 마이 테이블’이 담는 이주민들의 삶

화면을 통해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힐링을 느끼게 하는 여행 예능들이 메시지를 담아내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게스트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위로하는가 하면, 우리 곁 이주민들의 인생이 담긴 로컬 음식을 맛보면서 그들의 삶까지도 자연스럽게 아우른다. 여행의 즐거움을 전하는 것을 넘어, 유의미한 메시지까지 전달하며 의미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방송 중인 KBS2 ‘한 번쯤 멈출 수밖에’는 잊고 살았던 노래와 마음에 담고 싶은 풍경, 그리고 친구가 건네는 위로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가수 이선희와 방송인 이금희가 매회 새로운 게스트들과 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미 흔하게 접한 포맷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선희와 이금희, 매회 새롭게 등장하는 길동무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프로그램을 한층 특별하게 만든다. 정규 확정 이후 첫 게스트였던 부산 출신 최백호는 부산 곳곳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그곳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깊이를 더했다. 이 외에도 송은이는 번아웃에 대해 털어놓는고, 이승기는 “언제부터 내려놔야 하는지 내려와야 하는지는 모른다”는 고민을 솔직하게 밝히는 등 여행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진솔한 대화’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이에 이선희와 이금희는 이들의 고민에 공감을 하고, 때로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게스트들과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명소를 방문하고 또 그곳의 음식을 즐기는 여행 예능의 전개 방식은 그대로지만, 그 안에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또 다른 의미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채널A에서는 ‘고두심이 좋아서’를 통해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느라 ‘나’를 잃어버리고 사는 엄마들의 로망을 충족시켜줄 여행을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배우 고두심이 그의 지인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으로, ‘엄마’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어떤 ‘이야기’가 담길지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곁 이주민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하는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 왓챠 오리지널 예능 ‘조인 마이 테이블’에서는 우리나라에 터를 잡고 살고있는 이주민이 자신의 사연과 음식에 관한 정보가 담긴 가이드북과 함께 초대장을 보내면, 이금희와 소설가 박상영이 가이드북을 따라가며 각 지역을 여행하고 음식을 맛보고 있다.


첫 회에서는 이금희와 박상영이 예멘에서 온 청년 이스마일이 추천한 아살람 식당을 비롯, 예맨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음식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를 뻗어 나갔고, 이 과정에서 예멘 사람들,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기곤 했다. 에멘 커피를 맛보면서는 그곳의 커피가 어떤 맛을 내는지 진지하게 의견을 나눴으며, 뒤이어 예멘 난민들이 제주도에 왔던 당시에 대해 떠올리기도 했다. 두 사람은 그들을 향한 루머와 오해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고, 동시에 이스마일을 도와줬던 한국인 이웃들을 이야기를 전하며 이야기를 자유롭게 확장시켜 나갔다. 아살람 식당에서는 그들의 음식을 맛보며 “여기가 작은 고향 갔다고 했었는데, 정말 여기 오면 마음이 편안하겠다”라고 그들의 마음을 짐작해보기도 했다.


먹고 즐기는 여행에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덧입혀, 다양한 삶에 대한 가치까지 전한 셈이다. 여행 예능은 찾아가는 장소를 바꾸고, 또 그곳을 찾는 출연자들을 다르게 구성하며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여기에 앞선 프로그램들은 사랑을 여행이 주는 편안함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누군가의 속내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또 그곳에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함께 담아내기도 한 것. 기존의 여행 예능들처럼 힐링을 선사하고,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여기에 유의미한 메시지까지 담아내며 여행 예능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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