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폭발음·총성에 겁 먹어"…피난 포기하고 동물 지키는 우크라 동물원 직원들


입력 2022.03.09 18:59 수정 2022.03.09 15:59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로이터 보도 갈무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가를 탈출한 우크라이나인이 17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피난을 하지 않고 남은 이들이 있다. 동물원에 남겨진 동물들을 관리하고자 모인 수의사와 사육사들이다.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뒤 수많은 사람이 수도 키이우를 탈출할 때, 이곳에 거주하던 약 80명의 시민은 키이우 동물원에 모였다.


이들은 키이우 동물원 소속 행정 직원 및 수의사, 사육사 등이다. 키이우 동물원에는 코끼리와 하이에나, 우크라이나에 단 한 마리만 있는 고릴라 등 200여 종의 동물 4000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 동물원 직원들은 러시아의 폭격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버린 채 떠날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피난을 포기한 채 동물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동물원 책임자인 키릴로 트란틴(49)은 "우리 동물원에 있는 수컷 아시아코끼리는 러시아 폭격으로 인한 소음에 겁에 질려 있다. 코끼리를 안심시키기 위해, 매일 밤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코끼리 우리 안에서 잠을 청한다"고 전했다.


ⓒ로이터 보도 갈무리

러시아의 주요 침공지 중 한 곳인 동부 돈바스 지역에 거주하는 한 수의사도 자신이 관리하는 동물을 위해 피난 대신 집에 남기를 택했다.


인도인 의사 기리쿠마르 파틸(40)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크게 나빠졌지만 동부 돈바스 지역 도시 시베로도네츠크에 있는 자신의 집에 계속 머물고 있다.


파틸이 목숨을 걸고 집을 지키는 이유는 재규어, 흑표범 등 그의 반려동물을 계속 돌보기 위해서다. 그가 떠날 경우 이들 동물이 굶어 죽거나 군인들에 의해 희생될 수 있기 때문.


파틸은 "이웃 대부분은 다른 마을로 대피한 상태"라며 "하지만 나는 내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