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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도 러시아와 거래 중단…당국 "영향 제한적"


입력 2022.02.25 09:46 수정 2022.02.25 09:48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미국 금융제재 동참 시작

금융위·금감원 비상대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워싱턴·EPA=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본격 금융제재에 나선 가운데 국내 은행도 러시아 국책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아직까지는 현지와 연계된 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 국내 은행권이 받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금융 제재로 러시아에서 가장 큰 스베르방크와 VTB 등 대형 은행을 포함한 90여개 금융기관이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들의 독립을 인정하고 해당 지역에 군대를 보낸 직후인 지난 22일에도 러시아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과 방위산업 지원 특수은행 PSB 및 42개 자회사가 서방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게 막는 제재를 내놨다.


국내 은행권 역시 미국으로부터 러시아 국책은행 두 곳에 대한 거래 중단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제재 동참에 대해 신중한 분위기였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서 국제사회의 요구를 더 외면하기 어려워졌다는 해석이다.


특히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은행 경영에 영향이 큰 만큼 제재 협조를 거절하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현지와 연계된 은행권 자금 규모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4년 크림반도 사태 이후 글로벌 은행권의 러시아 익스포저가 많이 축소되면서 금융 시스템 위험 가능성은 적다는 평이다.


익스포저는 금융사의 자산에서 특정 기업이나 국가와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로 신용 사건 발생 시 받기로 약속된 대출이나 투자 금액은 물론 복잡한 파생상품 등 연관된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 금액을 가리킨다.


전 세계 은행권의 러시아 익스포저는 1490억 달러로, 이는 크림 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약 40% 정도란 분석이다. 우리나라 은행권의 자산 중 러시아 익스포저는 0.13% 수준으로 집계됐다.


액수로 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러시아 현지에 보유한 익스포저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6037억원이다. 은행별로 보면 러시아 현지에 법인을 갖고 있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러시아 내 익스포저가 각각 2960억원과 2664억원으로 많은 편이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러시아 관련 익스포저는 각각 357억원과 56억원에 그쳤다.


미국의 러시아 대상 제재 주요 내용.ⓒ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 제재의 영향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 다만,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국책은행은 대외협력과 방위 산업 관련 은행이어서 국내 은행과 거래가 중단되더라도 당장 큰 영향은 없는 판단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보다 긴박하게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현재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주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매일 장 시작 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 중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같은 날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러시아 관련 외환 결제망 현황 및 일별 자금결제동향 점검, 외국환은행 핫라인 가동 등 전 금융권의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및 외국인 투자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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