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물가 지속·기준금리↑...주담대 7% 전망
금리상승기 변동금리 더 큰 영향, 대환대출 고려
연초부터 대출금리가 고공행진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금리상승기임에도 변동금리 차주가 80% 안팎을 차지하며, 이자 상환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변동금리 조건으로 수억원을 대출한 경우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이자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6%에 육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과 함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며 연내 7%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 주담대 6% 근접...'긴축 공포' 현실화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90~5.78%(15일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말(3.60∼4.98%)과 비교하면 약 45일만에 하단은 0.3%p, 상단은 0.8%p가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7∼5.23%(15일 기준)로 같은기간 동안 하단 0.24%p, 하단 0.16%p가 증가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승은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 급등이 견인했다. 최근 채권시장은 미 연준의 조기 긴축정책과 물가상승,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며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에 따라 은행채도 영향을 받으며, 5년 만기 은행채는 지난 14일 기준 2.794%로 지난해 말(2.259%)과 비교해 0.535%p 치솟았다. 2018년 5월 이후 3년9개월만의 최고 수준이다.
변동금리의 경우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수신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올라갔다. 이달 코픽스는 1.64%로 소폭 낮아졌으나, 자금조달 수요에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4000억원 늘면서 조달 비용이 감소했다. 한은이 지난달 14일 기준금리를 1.25%로 올린 것이 반영되면 내달 코픽스는 다시 오를 전망이다.
대출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채권 금리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은이 물가상승압력 확대로 기준금리를 2차례 이상 더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당장 이달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가 쏠린다. 시장은 1.75%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 변동금리 더 선호...이자부담 줄일려면?
대출금리가 오를 일만 남았지만 차주들은 여전히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다. 변동금리 상품은 시장금리를 일정 주기별로 약정금리가 오른다. 통상적으로 최초 이자는 고정금리보다 상품이 낮지만 금리상승기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잔액 비중은 76.1%,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82.1%를 기록했다. 차주 10명중 8명은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다는 의미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이유는 현재로선 고정금리의 이자부담이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고정금리 상품은 향후 금리 변동 위험성을 감안해 더 높은 가산금리를 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같은 금리상승기라면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의 금리보다 변동금리를 결정하는 코픽스 금리의 변동이 민감하게 가팔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차주들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 등을 고려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유리한 것을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사용 계획에 따라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를 갈아탈지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며 “단순히 한도나 금리가 유리하다고 대환했지만 중도 상환할 경우 해약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