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의 서비스를 하나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출시된다. 32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아우르는 거대 금융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 주도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 계열사 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통합 앱인 모니모의 시험판이 이르면 다음 달 중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생명과 화재, 증권은 앞서 지난해 4월 공동시스템 구축을 위해 총 391억원 규모의 운영 비용을 삼성카드에 지급한 바 있다. 삼성화재가 174억원,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143억원, 74억원을 분담하고 삼성카드가 통합 플랫폼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맡았다.
이렇게 되면 삼성은 단숨에 핀테크 선두 업체들을 뛰어 넘는 고객 기반을 갖추게 된다. 현재 삼성카드와 삼성화재가 각각 10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의 고객 수도 각각 820만명, 400만명에 달한다. 이들 계열사 고객을 합하면 총 3200만명에 이른다.
이는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한 KB국민은행(1500만명)은 물론 카카오페이(2000만명)와 네이버페이(1600만명), 토스(1200만명) 등 빅테크보다도 월등히 큰 규모다.
삼성 금융플랫폼에는 오픈뱅킹과 보험료 결제와 같은 통합 금융 서비스는 물론 내 차 시세 조회와 신차 견적, 부동산 시세 조회 등 자동차·보험 서비스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별 데이터를 활용한 정보성 콘텐츠 등 차별화 서비스와 함께 계열사별 리워드 포인트의 통합 운영도 가능해진다.
특히 해당 앱이 삼성 스마트폰 탑재된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와 결합될지 주목된다. 삼성페이 가입자도 지난해 7월 기준 1500만명에 달한다.
다만 통합 앱에 당장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적용할 수 없는 점은 한계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달 암 입원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삼성생명에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물론 삼성카드 등 자회사까지 향후 1년간 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삼성생명 측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종합검사 결과서를 면밀히 검토해 제재 결과를 수용할지 이의를 제기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