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수익성 방어 총력전
IFRS17·빅테크 도전 대응 과제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을 맞는 가운데 실적과 혁신의 두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대비와 빅테크의 도전에 맞선 디지털화 등 홍 사장이 이끌어 갈 국내 최대 손해보험사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 사장은 이번 달 23일로 취임 1개월을 맞는다. 홍 사장의 임기는 2024년 3월 18일까지다.
홍 사장의 당면 과제는 기존의 호실적 흐름 지속이다. 코로나19로 전통의 대면 판매 여건이 녹록치 않은 와중에도 이익 확대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한 1조6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새해를 앞두고 단행된 삼성화재의 조직개편도 영업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화재는 지난 달 삼성화재는 고객·상품·채널전략실을 장기보험부문으로 전환하고, 자동차보험본부과 일반보험본부를 각각 자동차보험부문와 일반보험부문으로 명칭을 변경해 보험 종류별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영업 프로세스 전 부문 디지털화"
홍 사장이 영업 실적보다 더 강조하는 부문은 미래 경쟁력이다. 그 중에서도 본격 시행이 1년 앞으로 다가온 IFRS17은 홍 사장이 올해 가장 신경 쓰는 대목이다.
실제로 홍 사장은 최근 사내에 공유한 새해 경영 전략의 가장 첫 화두로 "코로나19의 불확실성과 본격적인 테이퍼링 개시 영향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는 IFRS17 도입을 준비하는 마지막 해로 보험업계에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2023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부채평가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서, 보험금 적립 부담은 한층 커지게 된다.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보험업계가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와의 새로운 경쟁도 부담이다.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은 생활밀착형 보험을 주요 사업으로 삼으며 맞불 작전에 나서고 있다. 막대한 플랫폼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 손보사에게 도전장을 낸 모양새다.
홍 사장도 이에 대항해 적극적인 디지털화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10월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썸'을 통해 선보인 새로운 다이렉트 브랜드 '착'은 이 같은 전략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고 개인별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초 개인화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운전 데이터를 활용한 자동차보험 상품과 헬스케어 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사장은 올해 경영 전략을 설명하면서 "대내외 데이터와 결합해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영업에서 보상에 이르기까지 업무 프로세스 상 가능한 모든 부문의 디지털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과거부터 추진해온 내실경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새로운 환경에 최적화된 사업구조를 확보, 고객만족도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