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이준석 사퇴' 압박…초·재선, 중진 모두 '李 책임' 한목소리

정진석 "당 이꼴로 만든 게 이준석 아니냐"

권성동 "이준석, 당 분란 조장하고 해당행위"

당 중진들, 5일 이준석과 연석회의 열기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잠시 멈춰선 가운데, 내부에서 이준석 당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초선 의원들과 재선 의원들, 중진들까지 각자 모여 '이준석 성토대회'를 열었고, 이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표를 향해 가장 날이 선 말이 나온 곳은 중진들의 모임에서다. 4일 중진 의원들은 간담회를 열고 이 대표의 최근 행보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서울 여의도 국회 정진석 국회부의장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김기현·김태흠·권영세·박대출·박진·주호영·하태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공식적으로 간담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당을 이 꼴로 만든 게 누구냐. 이준석 아니냐"는 정 부의장의 고함이 밖으로 새어나올 정도로 험한 분위기였다.

약 한 시간동안 진행된 간담회가 끝난 뒤 정 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가 보여준 최근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데 중진들이 공감했다. 매우 비상식적이라는 데에서 중진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후보 중심으로 단합해야 되고, 당과 선대위 쇄신 방안에 대해서 후보 의견을 존중한다는 의총 결론을 재확인했다"며 "이 대표와 중진들이 빠른 시일 내 대화 기회를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여러가지로 어려운 국면 아니겠나. 여기에 대해서 당대표도 책임감을 통감할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 대표에 대해 '해당행위를 했다'고 못을 박았다. 권 사무총장은 중진 간담회 도중 취재진과 만나 "당대표의 제1 임무는 정권교체 선봉장이 되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 대표의 발언을 보면 당의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행위를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중진 의원들이 그것(당의 분란)에 대해 이 대표를 만나서 분명히 짚어야 한다. 그리고 (이 대표가 선대위에) 돌아오면 박수로서 환영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진들은 이 대표와 직접 만나려고 했으나, 이 대표가 외부 일정으로 당대표실을 비운 탓에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오는 5일 국회에서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표도 참석한다.

초·재선 의원들도 '이준석 압박' 행보…"해당행위 발언 자제해달라"

비슷한 시각에 열린 재선의원 모임에서도 이 대표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김정재 의원은 모임 후 "향후 정권교체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해당 행위를 하는 발언과 행동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제해달라고 요구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재선 의원 21명 중 20명이 중지를 모아 오는 5일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선대위나 당 지도부에 대한 의견은 내일 의원총회 때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회의 결과가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했지만, 다분히 이 대표를 겨냥한 압박 행보라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 역시 이 대표에 대한 책임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은 오는 5일 오전 10시 초선 의원총회를 열고 사실상 이준석 대표의 거취에 대해 압박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선 의원들은 지난 27일, 가장 먼저 간담회를 열고 '대표직 사퇴'라는 강수에 대해 거론한 바 있다.

반면 이 대표는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진 모임에서 나온 '해당 행위', '비상식적' 등 발언에 대해 "결론이 나와서 공식적으로 저에게 제기하면 답변하겠다"고 했다.

또 "회의 공식 의견인지, 개인 의견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말을 너무 쉽게 하는데, 저는 말을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니까 조심 좀 하셨으면 좋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