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순자산 연초比 17.42%↑
투자자문계약 규모 4배 이상 확대
올해는 국내 증시에서 펀드시장의 규모가 커진 한해였다. 박스권 장세 지속에 직접투자 거래량은 줄고 간접투자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됐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에 따른 인공지능(AI) 투자 시장의 확대로 투자일임으로 향하는 자금도 불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공모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327조8268억원으로 연초(279조1826억원) 대비 17.42%(48조6442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펀드 순자산은 1월 말 306조1387억원을 기록한 뒤 2월(302조5980억원)과 3월(301조7472억원) 몸집을 줄였다. 이어 4월(323조3617억원)들어 다시 급증했고, 5월(335조9210억원)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다 6월(313조1524억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7월(337조9321억원)에는 감소분을 다시 회복했고, 8월(323조7236억원)과 9월(312조642억원)에는 증가세가 다소 꺾였다. 10월(335조4287억원)에는 연최고점에 근접했고, 11월(319조1472억원)에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세가 컸다. 공모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총액은 92조12억원으로 연초(73조2037억원) 대비 25.67%(18조7975억원) 급증했다. 채권형펀드의 순자산총액은 33조8763억원으로 연초(33조4534억원) 대비 1.26%(433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ETF 순자산 70조 돌파
상장지수펀드(ETF)시장도 의미있는 한 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533개 종목의 순자산총액은 74조23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시장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5월 순자산 규모가 60조원을 넘은 지 약 7개월 만에 15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펀드 외 간접 투자의 방법이 다양해지며 투자자문·투자일임 시장의 자산 상승 규모도 계속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10월말 기준 투자자문 계약자산 총액은 57조3356억원으로 전년 동월(12조1327억원)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투자일임 계약자산 총액은 600조36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531조4276억원) 보다 12.97%(68조9420억원) 늘어났다.
AI 투자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영향이다. AI투자 플랫폼 파운트의 운용자산(AUM)은 3분기 기준 9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트를 운용중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3분기 투자일임 운용자산이 814억원을 넘어섰다. 회사는 3분기에만 운용자금 270억원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별 종목에 대한 직접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자산 운용을 일임하는 상품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며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을 경우 일임형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세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직접투자 감소 추세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직접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다. 개인은 지난달 이후 코스피 주식을 5조3962억원어치나 팔아치웠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규모도 줄고 있다.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23조9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말 25조원까지 오른 후 약 2개월 만에 2조 가까이 빠졌다.
지난해 하락장에서 저가매수 전략으로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던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과 더불어 변동장세에 위험투자 회피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큰손인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국내 증시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상반기처럼 시세를 상방으로 이끌기보다는 저점 매수 후 짧은 기간에 차익실현을 하는 형태로 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