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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흥행 반갑지만, 한국 극장 영화의 깊어지는 고민


입력 2021.12.22 07:20 수정 2021.12.22 07:2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일주일 만에 300만 돌파

300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11일, '모가디슈' 33일 째 이뤄낸 기록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정부의 극장 운영 시간 제한이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 무섭게 흥행 중이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21일 오전 7시 현재 누적 관객수 307만8172명을 기록 중이다. 이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빠르게 일주일 만에 300만 돌파에 성공한 작품이 됐다.


이 작품의 흥행으로 볼 작품이 있다면 코로나19를 넘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극장들은 영업 시간 제한으로 위기에 몰린 가운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간신히 숨통을 확보했다.


이 작품이 코로나19 이후 최단, 최고의 기록을 세우면서 극장가의 활력을 가져왔지만 한국 영화 관계자들은 편히 웃을 수 없는 심정이다.


코로나19 최다 관객을 기록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300만을 넘기는데 11일, '모가디슈'는 33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최종 스코어 361만명으로 올해 최고 흥행작이 됐다. '모가디슈'의 경우 상영관협회가 제작사 측에 총 제작비 50%가 회수 될 때까지 극장 수익 전액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지원을 결정했다. 제작비 손실을 우려해 대작이 개봉을 미루면 관객 감소로 극장이 무너지고, 그 영향은 고스란히 영화계로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영화진흥위원회와 각 배급사들은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을 한주씩 텀을 주고 차례로 개봉하는 전략을 세우며 밀고 받쳐주는 모양을 만들었다. 그 결과 '모가디슈'는 올해 최고 흥행작, '싱크홀'은 200만, '인질'은 163만명이라는 결과를 냈다.


국내 영화계가 안팎으로 경쟁을 떠나 서로 협력하는 마음가짐으로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등 한국 영화 흥행을 위해 애썼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홈'은 가뿐하게 이 기록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씁쓸하게 바라보고 있다. 극장가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500~600만 관객을 기록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시작으로 할리우드 영화들의 공세는 계속된다. 21일 오후 영화진흥위원회 예매율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67.4%(35만 1607명)으로 1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가 15.8%(8만 2644명), '매트릭스: 리저렉션'이 6만 3653명으로 3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한국 영화들은 개봉을 연기해 부재 상태다. 29일 개봉 예정이었던 설경구와 이선균 주연의 '킹메이커'는 내년 설 연휴로, 한재림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작으로 꼽히는 '비상선언'은 개봉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해피 뉴 이어'가 한국 영화 중 유일하다. 다만 '해피 뉴 이어'는 '서복'과 같이 티빙과 동시 상영하기 때문에 관객이 분산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홈'이 많은 관객을 동원하면 할 수록, 한국 영화의 한숨은 길어진다. 역대 스파이더맨이 모두 출동하고, 마블 스튜디오와 소니픽쳐스의 세계관이 화려하게 오가며 볼거리를 만들어야 관객들이 극장에 오는 시대가 됐다. 앞으로 극장 영화는 무엇을 어떻게 보여줘야 관객들의 만족을 채울 수 있을지, 영화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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