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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설경구·이선균의 '킹메이커', 이보다 더 감각적일 순 없다


입력 2021.12.13 17:34 수정 2021.12.13 17:3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9일 개봉

역사와 상상을 오가는 스타일리시한 정치 영화 한 편이 극장가에 도착한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는 영화 '킹메이커'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변성현 감독, 설경구, 이선균이 참석했다. 기자 간담회는 방역 수칙에 따라 비대면 생중계로 이뤄졌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70년 신민당 대통령 경선 이후 김대중과 그를 도왔던 엄창록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변성현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제가 늘 고민했던 도덕적 딜레마에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것을 위해 옳지 않은 수단도 정당한가, 그렇다면 그 정당성은 어디까지인가를 이야기해보고 싶었다"라며 "정치와 시대는 질문을 던지기 위한 소재다. 정치 뿐만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삶 속에 녹아들어가는 이 질문이 제일 중요했다"라고 '킹메이커'를 연출한 이유를 밝혔다.


변성현 감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조명한 것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았다기보단, 그 분의 자서전을 읽고 단 몇줄 밖에 쓰여져 있지 않은 한 남자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하기 좋게 정보가 많이 없었다. 쓰여진 문구는 '선거의 귀재였다' 정도였다"라며 "기사 자료보다 구전으로 전해오는 이야기가 더 많았다. 이런 인물이면 장르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신민당의 대선 후보 김운범 역을 맡은 설경구는 "영화의 모티브가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라의 위인이라 그 분을 모사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입장이라 중간 점을 찾기 어려웠다"라고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어 "시나리오를 받을 때 실제 인물이 배역 이름이라 너무 부담스러웠다. 이름을 바꿔달라 요청해 김운범이 됐다. 그 이름 하나로 마음의 짐을 덜었다"라며 "시나리오에 쓰여진 걸 중점으로 다가가려 했다"고 김운범을 연기하며 신경 쓴 부분을 밝혔다.


또한 설경구는 "김운범은 입체적인 인물이다. 리더로서 끊임없이 실패하고 도전한다. 세상을 바꾸고싶어하는 강한 의지, 인간적이지만 차가울 때 차가운 여러가지 면들이 잘 보이도록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김운범의 곁에서 그림자처럼 선거전략을 짜는 서창대 역의 이선균은 "정보가 많이 없어 상상력을 더해 연기했다. 감독님과 '서창대가 왜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 역할로만 있어야 하는가'라는 당위성을 생각하며 연기했다"라고 서창대를 연기한 과정을 전했다.


변성현 감독 역시 "이선균과 서창대에 대해 방을 잡고 깊게 이야기 했다. 수 없이 대화하고 질문을 던지면 대답하려 노력했다. 대답이 성이 안찰 땐 이선균이 가끔 답을 찾아오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대선을 세 달 앞두고 있는 현재, 선거를 소재로 한 정치물인 '킹메이커'에 대한 관심도 높다. 변성현 감독은 이와 관련해 조심스럽게 선을 그었다.


변 감독은 "개봉 시기는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코로나19로 개봉이 밀렸고 일상적 단계회복 시기에 접어들여 확정한 것이다"라며 "장르 영화나 상업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몇가지 사실적인 배경을 두고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뒀다"라며 "거짓말은 하지 말되, 그렇다고 다큐를 이야기하는 영화는 아니다. 상상력과 시대적 사실이 어느 정도 공존하고 있다고만 보심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설경구 역시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 메시지를 주려고 한 건 아니다. 영화에 참여하게 된건 '불한당'을 함께한 변성현 감독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정치라는 외피를 쓰고 있어 부담스럽지만 '불한당'의 좋은 추억이 '킹메이커'까지 이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며, 백신 접종 완료자만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설경구는 "활기가 도는 것 같았는데 다시 악화돼 안타깝고 속상하다.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많이 지지해주시고 힘 좀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응원을 당부했다.


변성현 감독은 "정치 드라마라고 하지만, 정치에 거리감이 있거나 잘 모르시는 분들이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킹메이커'는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과 주요 제작진이 뭉친 작품으로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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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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