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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61)] 보컬 트레이너 호시 "노래 실력 만큼 공감 이끌어내는 표현력 중요"


입력 2021.12.12 13:23 수정 2021.12.12 18:0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유튜브 채널 보컬트레이너 호시 운영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 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보컬 트레이너 호시는 10년째 가수, 입시생, 소속사 연습생, 일반인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있다. 의사가 꿈이었던 호시는 우연히 제이슨 므라즈의 '아임 유얼스'란 노래를 듣고 처음으로 노래가 주는 위로를 느꼈다. 의사란 꿈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직접 음악을 통하면 직접 대면하지 않고 지구 반대편의 사람에게까지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진로를 바꾸게 됐다.


이후 혼자서 하루 종일 노래를 듣고 가수들의 창법을 따라 하며 연습을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사실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부모님은 공부가 아닌 노래를 하겠다는 제 결정에 동의해 주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일부러 음악을 허락해 주지 않으면 공부를 안 하겠다고 선언했죠. 일부러 시험 문제를 틀리고 공부를 안 했어요. 그러고 나니 부모님께서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저의 인생 계획을 들려드렸어요. 이후에는 허락해 주셨죠."


사실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후 직업을 보컬 트레이너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자신의 음악으로 타인의 공감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보컬 트레이너를 시작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컸다.


"음악은 현실적으로 수입으로 연결된 활동이 아니다 보니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했어요. 부모님의 반대를 뚫고 얻어낸 기회였기 때문에 용돈을 달라거나 손을 벌릴 수 없었죠. 그렇게 보컬 트레이너에 발을 들였는데, 저에게 노래를 배우는 사람들의 고민과 바람을 해결해 주는 과정이 재미있더라고요. 마치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요."


시작은 경제적인 이유가 컸지만 하면 할수록 느끼는 행복과 성취감이 그를 지금까지 보컬 트레이너로 있기 했다.


"지금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이 너무 행복해요. 보통 일을 하다 보면 너무 하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 저는 수업마다 온 힘을 다 쏟기 때문에 매일 있는 수업이 부담이 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하기 싫다'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이 자체가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노래를 가르치는 일을 할 것 같아요."


그는 노래를 처음 가르칠 때 보컬의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레슨생들이 각자 목표를 가지고 노래를 배울 때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에 자신이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래를 업으로 하든, 취미를 하든, 음악을 조금 더 좋아하게 만들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수업을 하려고 노력하고요. 예전에 95세 할머니가 제게 노래를 배우셨던 적이 있어요. 어려서부터 노래가 너무 하고 싶었지만 노래와 먼 삶을 사신 분이었죠. 6개월 정도 저와 함께 하셨는데 너무 행복해하시더라고요. 오랜 숙원이었는데 이룰 수 있게 도와줘서 감사하다고요. 지금까지 내가 했던 일들이 틀리지 않았구나를 자명하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죠. 또 입시생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을 때도 스스로 잘하고 있단 생각이 들고요."


그는 현재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노래를 잘할 수 있는 갖가지 방법과 커버 영상들을 올리며 자신의 학생 외에도 구독자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집에서 혼자 노래를 연습하는 사람들이 보고 쉽게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를 생각해 콘텐츠를 마련한다.


"유튜브를 하게 된 건 트렌드가 바뀌면서부터였어요. 예전에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았을 때는 노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 저를 알리려고 하지 않아도 보컬 레슨을 받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나를 스스로 알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코로나19 이후 대면으로 노래를 배우기 조심스러워하는 부분도 있고요. 그래서 요즘엔 포털사이트보다 유튜브가 영향력이 크니까 그곳에서 양질의 콘텐츠로 사람들을 찾아아가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호시가 가진 보컬 트레이너로서의 강점은 노래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음악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까지 한다.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각자의 마음 상태에 따라 전달되는 감정이 다르다고 생각하기에, 레슨생들에게 내면에 귀를 기울이도록 유도 한다.


"노래를 통해 어떻게 해야 자기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도 함께 고민해요. 이건 멘탈과도 연결이 있다고 생각해요. 음악 예술의 본질은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그걸 표출해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과정이거든요. 하지만 자신을 표출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거나 방법이 제한적인 사람들이 있죠. 노래를 가르치며 그런 걸 함께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요. 노래를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와 더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는 현재 혼자 노래를 가르치고 있지만 향후 팀을 이뤄 스튜디오를 확장해, 노래뿐만 아니라 무용, 그림, 연기 등도 가르칠 수 있는 종합 아카데미를 꾸리는 게 목표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사실 지난해 계획을 세웠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실행하지 못했어요. 빠르면 내후년 정도에 다시 시작해 볼 생각입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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