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원 감독과 갈등 일으킨 뒤 팀 무단이탈 논란
구단이 임의해지 절차 밟는 과정서 팀 복귀로 변심
선수 동의 없이 임의해지 불가, 계약해지나 복귀 뒤 징계 유력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은 최근 팀 내부불화의 중심에 있었던 서남원 감독과 세터 조송화를 상대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렸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2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작전 타임 도중 주전 세터 조송화가 서남원 감독에게 질책을 당한 뒤 팀을 무단으로 이탈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남원 감독과 조송화는 훈련 방식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송화가 무단이탈 한 뒤 김사니 코치도 구단에 쉬겠다는 의사를 전하며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팀에 복귀했다.
일단 IBK기업은행은 서남원 감독에 대해 팀 내 불화, 성적 부진 등 최근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질을 결정했다. 윤재섭 단장도 동시에 옷을 벗었다.
무단으로 팀을 이탈한 조송화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피할 수 없었다. 구단은 한국배구연맹(KOVO)에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신청했는데 신청서류가 미비하다고 판단돼 반려 당했다.
이와 관련해 김호진 IBK기업은행 사무국장은 “조송화는 구두로 서남원 감독이 있는 상태에서는 복귀할 수 없다 이야기했다. 그렇게 되면 구단에서는 임의해지 할 수밖에 없다 말했고 선수도 ‘알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16일 경기를 마치고 다시 한 번 복귀를 요청했는데 선수의 마음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구단에서는 임의해지 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선수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면 합의를 받지 못한 부분은 사무국 차원에서 미숙한 부분이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문제는 임의해지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조송화가 구단에 복귀 의사를 드러내며 변심한 것.
하지만 구단의 입장은 확고하다.
김호진 사무국장은 “구단은 현재까지 결정한 사항에 대해 변동의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구단 차원에서도 곧바로 보도 자료를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구단은 조송화의 임의해지에 대해서 “선수로부터 구두로 동의를 받아 진행된 것이나, 이후 조송화 선수가 번복해 서면 신청서 작성을 거부함에 따라 배구연맹에 임의해지 선수로 등록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도 “조송화 선수와 함께할 수 없다는 구단의 입장은 변화가 없으며, 이와 관련해 한국배구연맹 등 관계규정에서 정하는 바를 감안해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조송화의 동의 없이 IBK기업은행이 물리적으로 선수를 임의해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임의해지가 어려울 경우 구단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조송화와 계약해지를 하거나 다시 받아들이는 것이다.
계약해지가 되면 조송화는 자유의 몸이 된다.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 할 수 있고, 이적도 가능하다. 그게 아니라면 IBK기업은행은 조송화를 다시 품어야 한다. 물론 팀에 돌아온다면 징계는 피할 수 없다. 다만 이 경우 구단 차원에서 “조송화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번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또 다시 많은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불화설의 중심에 섰던 감독은 경질됐지만 항명한 선수는 다시 팀에 복귀해 뛰게 된다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김호진 사무국장은 “임의해지가 결정된 상태고, 안 되면 여러 가지 계약 관계에 있어 얘기를 나눠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