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상장 지분법이익 5546억
상장 이슈 소멸에 주가는 연일↓
“견고한 이익체질·배당매력 커”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상장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도 ‘실적 잔치’를 이어갔다. 반면 주가는 카카오뱅크의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내는 등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호재로 여겨진 카카오뱅크의 상장 이슈가 대부분 반영된 데다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가 하락하면서 동반 부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금융지주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는 만큼 다시 상승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1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3339억원으로 30.45%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7528억원으로 203.64%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회사채 등 주식·채권 발행시장 전반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며 IB 부문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소폭 감소했지만 수탁수수료도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상장하면서 관련 지분법이익 5546억원이 포함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의 4.65%를, 한국투자증권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카카오뱅크 지분 26.97%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상장 이슈에 따라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수혜주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상장 모멘텀이 줄어들면서 지난 7월 10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8만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증권사들은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법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저축은행, 캐피탈, 자산운용 등 전 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과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수급 부담, 올해 대규모 비경상이익 반영에 따른 내년 이익 감소 우려에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고, 카카오뱅크의 주가와 상관없이 카카오뱅크의 이익에서 지분율 만큼 지분법이익을 인식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과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4분기와 내년 실적은 다소 부진하거나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최근 대신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존 14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각각 하향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한국금융지주의 주가가 크게 저평가된 가운데 주가가 떨어지면서 배당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 변경과 업황 지표 둔화, 카카오뱅크 상장 이슈 소멸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하나 업종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한다”면서 “현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7배 미만으로 예상 수익성 대비 저평가 정도가 크다”고 밝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비우호적인 증권 업황으로 주가는 매우 저평가된 상태”라며 “주가 약세로 배당 매력도 커진 만큼, 주가 하방 경직성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증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주식시장이 반등할 경우, 단단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등을 감안해도 안정적인 이익체력을 전혀 주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매년 자기자본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가 꾸준히 상승하는 등 자본 효율성이 차별화 됐고, 증시가 반등할 경우 견고한 이익 체력을 기반으로 주가가 동반 상승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