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다수 '원외' 약점 극복
국민의당 합당 결렬되며 임명
최고위 지속 불참 조수진도 배경
윤리위·검증위도 재정비해 대선 대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그간 공석이었던 당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3선 현역인 윤영석 의원을 임명했다. 자신을 비롯해 지도부 다수가 '원외'였던 약점을 보완하는 한편 최고위 불참이 길어지고 있는 조수진 최고위원의 궐위를 보완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날 최고위에서의 공식 추인으로 임명이 확정된 윤영석 위원은 1965년생으로 경남 양산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지냈다.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듀크대·하버드대와 중국 북경대에서 유학한 바 있다.
당초 당대표가 임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는 이 대표가 취임한 지 4달이 넘었음에도 공석으로 비워둔 바 있다. 대표 취임 직후부터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추진했던 만큼, 합당이 이뤄질 경우 국민의당 측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 배려해 두었던 측면이 있다.
단 합당 논의가 결렬되면서 공석을 채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제기됐고, 이 대표가 여러 후보군을 물색하며 고심을 이어가다 최종적으로 윤 위원 임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당과 합당을 진행하는 중 배려의 측면이 있었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행보를 보니 배려가 가능하지 않은 시점인 것 같아 임명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무엇보다 대선을 앞두고 전반적으로 조직의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데, 오늘 선임된 윤영석 위원의 경우 정무적으로 감각이 있고, 대언론 소통도 원활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 보강이 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 김재원·김용태·정미경 최고위원 등이 모두 '원외 신분'인 점에 비춰볼 때 원내 신분인 윤영석 위원이 지도부에 합류함으로써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 간 소통이 한층 원활해 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후보군으로 고려됐던 인사들 중에 원외 인사들도 상당수 있었으나, 결국 원내 인사이면서 중진인 윤 의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조수진 최고위원의 최고위 불참이 길어지고 있는 점도 인선을 앞당기게 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조 최고위원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 퇴직금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던 이준석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상도수호' 논란을 일으킨 후 계속해서 최고위에 불참 중이다.
조 최고위원의 표면적인 불참 사유는 건강 문제이지만, 같은 기간 열린 국정감사에는 성실하게 모습을 비춘 바 있어 의문부호가 달린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조수진 최고위원이 곽상도 무소속 의원에 대한 옹호 이후 와병을 이유로 장기간 궐위가 예상되는 바 안정적으로 지도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PK출신 3선의 윤영석 의원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당초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고려해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남겨뒀으나, 안철수 대표가 사실상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며 합당이 무산된 점이 있었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당 윤리위원회도 공식 출범 시켰다.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는다. 우선적으로 국민권익위원회가 진행한 부동산 조사 결과에 따라 탈당 요구 및 제명 처분을 받았던 의원들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대장동 게이트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국민검증특별위원회’로 확대하고 위원장에 김진태 전 의원을 선임했다. 향후 펼쳐질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공격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