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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흙수저인건가요" 파혼녀의 호소


입력 2021.10.19 05:51 수정 2021.10.19 03:43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어릴 적부터 열심히 일하며 자산을 모아온 한 30대 여성이 예비시댁을 방문한 뒤 자괴감을 느꼈다며 털어놓은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게티이미지뱅크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의 주인공 A씨는 "19살 실업계 고등학교 다니면서 졸업도 전에 저희학교 협력업체에 1년 계약직으로 생산직 시작했다"며 운을 뗐다.


A씨는 "끝까지 버틴 덕에 정규직이 됐고, 20살 성인이 된 이후로는 4인 1실 사내 기숙사에서 주야 2교대로 2주에 한 번 일요일만 쉬면서 열심히 일했다"며 "첫 취직한 지금의 회사에서 10년 간 근무하며 빠르게 승진했고, 사이버대를 다니며 국가장학금까지 받으며 졸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살다보니 29살의 나이에 청약에 당첨됐고, 대출금도 다 정리한 그 집의 가격이 2배 이상으로 올랐다"면서 "현재 제 나이 33살, 지금도 그 회사에 계속 근무 중이고 총괄장으로 근무하며 연봉 8천만 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이렇게 자신에 대해 밝힌 이유는 결혼할 남자와 서로의 재산을 공개한 뒤 벌어진 일 때문이다. 지인의 소개팅으로 만난 동갑의 남자와 2년의 연애 후 결혼준비를 하던 과정에서 연인보다 본인의 재산이 네 배 이상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그런데도 A씨는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러 간 예비시댁에서 '나이가 많다' '우리가 나이 들었으니 모시고 사는 게 당연하다' '그래도 여자는 땅 남자는 하늘이다'라는 황당한 소리만 듣고 왔다는 것.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예비시부모들은 A씨에게 '네 아파트에서 시작하면서 화장실 있는 안방은 우리들 방이니 비워라' '예물은 너희끼리 결혼반지하고 우리 순금 팔찌는 해주겠지'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A씨는 "아니다 싶고, 이랬다가는 지난 세월 고생하며 악착같이 살아온 제 인생 남의 집 뒤치다꺼리로 고생 하겠다 싶어 인사하고 나와 (남자친구에게) 그만하자고 바로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A씨의 남자친구는 "우리 같은 흙수저는 다 이렇게 산다"며 희생이 뒤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말했다고.


그래도 A씨는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너나 나나 같은 흙수저 인생인데 뭐 그리 예민하냐'는 그 사람 말에 난 아니라 생각하는데 현실은 난 아직도 흙수저 수준인건가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작성자 후련하다" "남자가 자기 복 찼네" "뭔 자격으로 남의 집 안방을 내놓으라 마라하는 거죠" "남자가 너무 뻔뻔하네"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아닌가"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몇몇 누리꾼들은작성자가 밝힌 일부 내용에 지어낸 내용같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주작같겠지만 이런 일 실제로 많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 "저런 부모들 의외로 많지"라며 맞서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전국 기혼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결혼이 후회되는 순간'이라는 질문에 '시댁·처가와 트러블이 생겼을 때'가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혼자의 시간이 없다고 느낄 때' 2위는 '생활 방식이 너무 다를 때' 순으로 나타났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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