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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 조사 새벽 귀가 김만배 "'그분', 갈등 막으려다 한 말"…檢, 곧 추가 소환


입력 2021.10.12 08:37 수정 2021.10.12 08:46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화천대유 자금 이재명 변호사비 사용 의혹에 "유언비어"

권순일 역할 "회사 법조 관련 인수·합병해 자문 필요했다"

정영학 녹취록 탄핵에만 주력, 혐의 대부분 부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11일 검찰에 출석해 첫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48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오전 10시부터 12일 0시를 넘어서까지 1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조사를 받고 나오는 길에 취재진에 "사실 여부를 성실히 설명했다"며 "천화동인 1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화천대유 소속이고 화천대유는 제 개인 법인"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구(舊) 사업자 갈등은 번지지 못 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그리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과 공동 비용 분담을 놓고 다투는 와중에 자신은 더 비용 부담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분'을 거론했다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앞서 김씨 측 대리인은 "김씨가 그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발언 사실 자체를 부인했는데, 이날 검찰 조사 후 김씨는 발언 자체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김씨는 2019년부터 정 회계사가 녹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비로 의심받을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선 "계좌 추적 등을 해보면 사실이 아닌 걸 다 알 수 있어서 그랬다"고 답했다.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은 "초기 운영비나 운영 과정에서 빌린 돈을 갚는 데 사용했고 불법적으로 쓴 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천대유 자금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사비로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유언비어이고 억측"이라고 잘라 말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자 남욱 변호사에게 수표 4억원을 건넨 건 "2019년에 3억원 빌린 걸 올 초에 상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수표 4억이 남 변호사를 거쳐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또 권순일 전 대법관의 역할에 대해선 "저희 회사가 법조 관련 인수·합병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분 자문과 도움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날 조사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의 대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대장동 사업 당시 사업협약서 등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없애주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거액의 수익 배분을 약속했는지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그러나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이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협약서에 넣지 않은 경위를 알지 못하고, 유 전 본부장에게 거액을 약정한 적도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는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데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녹취록 내용은 대부분 허위이거나 부풀려졌고, 정 회계사가 짜깁기해 진의가 와전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김씨에게 제기된 의혹이 상당한 만큼 조만간 그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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