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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규제 리스크②] 팬클럽 해산·외모 규제까지…노골적 케이팝 밀어내기


입력 2021.10.04 14:01 수정 2021.10.22 14:2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방탄소년단 지민 팬클럽 등 케이팝 아이돌 팬 계정 무더기 정지

"중국발 리스크 점점 커져...중국에 미련 버리고 새 시장 찾아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방탄소년단, 엑소, NCT, 소녀시대 멤버 태연, 가수 아이유 등 다수의 케이팝(K-POP) 아이돌 팬 계정이 무더기로 정지됐다. 중국에서 모금으로 방탄소년단 지민의 사진이 붙은 항공기를 띄운 팬클럽도 60일간 웨이보 활동을 금지 당했다. 중국 당국이 “스타를 비이성적으로 추종한다”는 이유로 계정들을 중단시킨 것이다.


팬클럽이 띄운 방탄소년단 지민 사진부착 항공기 ⓒ웨이보

중국 당국의 팬덤에 대한 규제 조짐은 지난 8월부터 시작됐다. 8월 말 중국 공산당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온라인 팬클럽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연예인 모금 팬클럽 해산,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 금지, 음원 중복 구매 금지 등을 포함한 10가지 방안으로 규정했다.


심지어 중국은 아이돌의 ‘외모’까지 규제하고 나섰다. ‘예쁜 외모의 남자 아이돌’에 대한 팬덤을 제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예쁜 외모’를 나눌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당국의 입맛대로 대중문화를 휘두르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이 ‘연예인 순위 매기기’ ‘팬클럽 간 경쟁으로 인한 과소비’ 등의 금지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등이 기반이 된 젊은 세대의 스타 추종이 사회 전반의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우유 사건, 크리스의 강간 혐의 등이 있다.


중국판 ‘프로듀스’로 불린 아이치이의 ‘청춘유니3’은 팬들이 지지하는 아이돌에게 투표하기 위해 PPL 제품인 우유를 구매한 후 버리는 행위, 출연 연습생 부모 기업의 불법 경영 문제, 부모의 마약 연루설 등 사회문제로 제작 중단, 방송을 끝내지 못했다. 또 엑소 출신의 크리스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들을 강간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팬덤은 크리스를 구치소에서 구출하자는 황당한 단체 행동을 도모하는 등 과한 팬심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밖에도 중국 연예인들의 탈세 혐의 등이 적발되면서 당국의 규제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중국서 우유 속 아이돌 투표 QR코드 챙기고 우유를 버리는 광경 ⓒ텅쉰

이미 중국 당국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팬들이 유료 투표를 할 수 없게 막고 있고, 연예인 인기차트 발표도 금지했다.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 QQ뮤직 등에서 중복으로 음원을 구매할 수도 없다. 또 연예인을 위한 모금 등의 행위를 하는 팬클럽은 해산되고, 연예인을 위해 미성년자가 돈 쓰는 것도 금지한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의 스타 추종 문화의 근원으로 한국을 짚으며 “한국의 일부 기획사들이 이를 악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 한국 아이돌 팬덤에 대한 규제는 케이팝 산업에 대한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일에는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이 총 8개 항목으로 구성된 방송·연예계 관련 통지를 내리기도 했다. 공산당 방침에 따르지 않는 연예인의 TV 출연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제인 셈이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기존에 제작, 방영됐던 다수의 드라마 방영, 영화 개봉 등에 제약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사실 중국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리스크를 안겨왔다. 특히 중국인 멤버를 보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경우는 감당해야 할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 국내 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인 후 중국 에이전시, 소속사와 손잡고 법적 분쟁을 일으키는 사례가 늘어나는 사례가 적잖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1일 중국 출신 아이돌 다수가 자신의 SNS에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축하 메시지를 게재했다. 중화권 출신 아이돌 멤버들 몇몇은 공산당 100주년 기념 행사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항미원조를 지지한 중국인 아이돌의 한국 활동을 막아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앞서 홍콩 시위, 남중국해 분쟁, 위구루족 탄압 등 국제적으로 중국이 비난을 받는 사안에서 역시 국내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의 중국인 멤버들의 SNS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 아이돌 제작사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시장은 현지 멤버를 영입함으로써 공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규제로 인한 영향이 확장됨에 따라 그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젠 중국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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