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1일 이사회…초대 수장에 지동섭
대규모 배터리 수주 및 투자재원 확보 총력
SK이노베이션에서 분리되는 배터리법인 'SK온' 새 수장으로 지동섭 사장이 낙점됐다.
그간 배터리 사업 경쟁력 제고에 앞장서온 지 사장은 앞으로 SK온의 글로벌 수주 확대 및 투자 재원 확보 등 각종 현안들을 두루 챙기며 신설법인 조기 안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오전 10시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와 석유개발 부문 신설법인명을 확정하고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새 회사 이름은 각각 SK온(ON), SK어스온(earthon)이 유력하며 지동섭 사장과 명성 대표가 신설법인 대표를 각각 맡는다.
지동섭 사장은 1990년 유공으로 입사해 SK텔레콤 미래경영실장, 전략기획부문장을 지낸 전략통이다. 2016년 말 SK루브리컨츠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2019년 말 배터리 사업 대표를 맡은 뒤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톱 자리에 올려 놓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 사장은 배터리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로부터 안정적인 수주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지 사장은 신설법인 수장으로서 SK온 외형 확대와 함께 내실 안정을 다지는 중책이 요구된다.
SK온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8월 기준 수주잔고 130조원 (1TWh(테라와트아워)+a) 이상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소화하기 위해 연간 조 단위 대규모 시설 투자를 진행중이다.
앞으로도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배터리 톱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적기 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대규모 투자금 유치가 절실하다.
SK온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GWh(기가와트아워)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시켜 가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 새로운 배터리 적용 시장을 확장하고, 배터리 제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BaaS 플랫폼 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의 실행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동섭 사장은 미국 대규모 배터리 투자를 위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BlueOvalSK)’의 미국 배터리 생산공장 부지를 찾았으며, 다음날인 29일엔 조지아주에 위치한 SK배터리 아메리카 현장을 방문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조지아 제 1공장 생산능력은 9.8GWh(기가와트아워)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배터리는 폭스바겐의 'ID.4' 모델과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 모델에 탑재된다.
이 같은 중장기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기업공개(IPO)를 비롯해 다양한 재원 조달 방안을 확립,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이뤄내는 것이 관건이다.
지 대표는 SK온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안정적인 이익 창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한편 조인트벤처·파트너링 및 전략적·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 다양한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외형 확대와 함께 내실 안정을 위한 인재 영입도 필수 과제로 손꼽힌다. 날로 커지는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핵심 인재 확보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동섭 사장은 미국 현지 공장 방문을 마친 뒤 오는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대대적인 인재 영입에 나설 예정이다.
SK온이 추구하고 있는 그린 비즈니스 청사진을 설명하고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채용해 SK가 그리고 있는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 달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글로벌 인재 영입 행보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설법인 조기 안정화를 위해 이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만큼 지 사장은 경영안정화를 위한 글로벌 행보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배터리업계 '초격차' 지위를 확보함과 동시에 그린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