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코리아’ 지난 4일 첫 방송
이병헌 돋보였지만, 신선함 부족으로 지적
뒤늦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쿠팡플레이가 첫 오리지널 콘텐츠 ‘SNL 코리아’를 선보였지만, 특색 없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12월, 매달 2900원을 내는 로켓와우 회원들에게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OTT 시장에 진출했다.
넷플릭스와 티빙, 웨이브 등 이미 다수의 OTT들이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뒤늦게 도전장을 내밀게 된 쿠팡플레이는 드라마, 예능부터 스포츠까지.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확보해나갔다. 해커스, 대교, YBM, EBSLang, BBC 등이 제작하는 교육 콘텐츠와 월드컵 최종 예선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 중계도 제공하며 기존의 OTT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첫 주자인 ‘SNL 코리아’가 지난 4일 방송됐으며, 드라마 ‘어느 날’과 ‘두 번째 안나’의 제작도 예고했다.
가장 먼저 선을 보이게 된 ‘SNL 코리아’에 자연스럽게 이목이 쏠렸다. 쿠팡 플레이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점은 물론, 신동엽과 안영미, 권혁수, 정상훈, 정이랑 등 원년 멤버들의 합류와 배우 이병헌, 하정원, 조정석 등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앞서 9시즌에 걸쳐 제작이 됐었지만, 초기의 과감한 풍자와 패러디가 사라지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SNL 시리즈’가 OTT라는 플랫폼에서는 기존의 색깔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병헌의 출연으로 한껏 기대를 모은 첫 회는 아쉬웠다. 이병헌의 능글맞은 연기와 베테랑 신동엽과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케미는 돋보였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었던 과거 작품들의 명장면을 직접 패러디하는가 하면, 몸개그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나 신랄한 사회 풍자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작품 패러디 자체도 몸개그와 말장난에 그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병헌의 코미디 연기 능력치는 빛났지만, 이를 채우는 내용은 다소 무난하고, 안전지향적이었다는 반응을 면치 못했다.
톱배우가 망가지는 모습만으로는 마니아들의 기대치를 채우지는 못한 셈이다. 스타 마케팅이라는 전략으로 잠깐의 화제 몰이는 할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콘텐츠에 대한 실망감이 이어지면 구독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하지원과 조정석이 ‘SNL 코리아’ 출연을 앞두고 있으며, 드라마 ‘어느 날’에는 배우 김수현과 차승원이, ‘두 번째 안나’에는 수지가 출연을 확정했다. 라인업의 화려함으로 지금은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신선하고, 과감한 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잠깐의 주목으로만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와 티빙, 웨이브 등 이미 다수의 인기 콘텐츠를 보유 중인 OTT들과 경쟁해야 하는 쿠팡플레이가 새로운 콘텐츠들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SNL 코리아’로는 증명하지 못한 쿠팡플레이가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