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브랜드 리뉴얼 물론 신규 브랜드까지 줄줄이 론칭
기성·MZ세대 공략…"코로나 종식 후 열풍 주춤 우려도"
패션업계가 골프의 계절인 가을을 겨냥해 전용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골프웨어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자 기존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신규 브랜드까지 론칭하며 관련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골프 시장에 대거 유입된 만큼 패션업계 간의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F의 헤지스골프는 2009년 브랜드 론칭 후 처음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교체하며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디자인 차별화뿐 아니라 골프웨어의 본질인 기능성을 강화해 3040 캐주얼 골퍼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리뉴얼은 캐주얼 골퍼를 만족시킬 세련된 스타일과 퍼포먼스 기능의 조화를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LF 관계자는 “골프의 대중화와 함께 점차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입맛을 만족시킬만한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선보이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골프도 지난 2월 강다나, 류가형, 이한솔 프로 등 스타 골퍼 3인을 홍보대사로 발탁하며 브랜딩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빈폴골프는 다양한 시도 등을 통해 역동적인 플레이를 돕는 동시에 스타일까지 챙기는 브랜드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신규 브랜드 론칭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한섬은 올 상반기 타미힐피거 골프라인, 영캐주얼 SJYP 골프라인을 연이어 내놨다.
지난달에는 여성복 브랜드 타임에서 럭셔리 레저라인 ‘타임 1993 클럽’을 선보였다. 타임 1993 클럽은 골프, 승마 등 다양한 레저 활동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중심으로 여성 골퍼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MLB, 디스커버리 등을 전개하는 F&F의 경우 세계 3대 골프용품업체인 테일러메이드의 경영권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국내에서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코웰패션 역시 내달 캘빈클라인 골프를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 론칭하는데다 뉴욕 디자이너 브랜드 DKNY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국내에 골프웨어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이처럼 패션업계가 골프웨어 브랜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골프 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 5월 발간한 ‘레저백서 2021’에 따르면 올해 골프 인구는 2017년 대비 33% 늘어난 515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MZ세대 비중은 22%로 최대 115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골프 산업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골프웨어 시장도 고꾸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골프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다시 하늘길이 열리면 골프 열풍이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해외여행이 재개되더라도 골프에 입문하는 MZ세대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다만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레드오션이 형성된 만큼 무리한 사업 확장 경쟁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