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기준 시총 24조...게임주 1위
기관 의무확약비율 상대적으로 낮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증시에 입성한다. 앞서 크래프톤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며 일반 청약 흥행에 참패했다. 그러나 대어급 IPO로 관심을 모았던 만큼 상장 후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날 오전 9시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다. 공모가는 49만8000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24조3512억원에 달한다. 현재 게임 대장주로 시총 18조원대인 엔씨소프트를 여유 있게 제치는 규모다.
만약 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까지 주가가 오르는 ‘따상’에 성공할 경우 크래프톤의 주가는 129만4800원까지 치솟게 된다. 시가총액은 63조3131억원으로 시총 60조원대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넘어 국내 5위로 올라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다음 순위다.
다만 상장 첫날 따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증권사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3일까지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 증거금 5조358억원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80조5000억원)와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원)는 물론, 중복 청약이 금지됐던 카카오뱅크(58조3000억원)와 비교해도 10분의 1 수준이다. 최종 통합 경쟁률은 7.79대 1을 기록했다. 역시 카카오뱅크(182.7대 1)에 비해 낮았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 공모가는 49만8000원, 공모 금액은 4조3098억원으로 역대 2위 규모다.
상장 직후 상당한 거래 가능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상장 주식 4889만8070주 중 최대주주 보유분, 기관 의무보유 확약분, 우리사주조합 배정분 등을 제외한 1909만3426주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다. 상장일 유통 주식 비율은 39.05%로 카카오뱅크(22.6%), SK SKIET(15.04%), SK바이오사이언스(1.63%)에 비해 훨씬 높다.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44.91%로 다른 대형 공모주보다 낮다. 기관 물량의 절반 이상은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린다.
전반적인 공모주 ‘붐’이 일었던 지난해와 달리 대형 공모주는 무조건 따상한다는 불패 신화도 깨졌다. SKIET의 따상 실패가 기점이 됐다. 지난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도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37%높은 5만3700원을 기록하며 따상은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연말 출시 예정인 ‘배틀그라운드: NEW STATE’의 신작 효과를 감안해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게임은 현재 구글 플레이에서 사전예약을 진행 중으로 최근 사전예약자 수 2500만을 기록했다. 애플 앱스토어 사전예약은 이달 말에 개시한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호적 여건을 최대로 반영한 적정 기업가치로 28조원을 제시한다”면서 “‘배틀그라운드: New State’ 성과가 관전 포인트로, 현존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에 없는 현금과 상점 기능을 통한 전투의 적극성과 몰입감 증대가 잠재수요를 충분히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