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확정 29일 공시
최대 공모액 4조3098억원
"모바일 시장 경쟁력 높아"
크래프톤이 수요예측을 마무리 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 발표되는 공모가는 상단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몸값을 낮춘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가총액이 2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서 고평가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날 오후 5시 지난 14일부터 이어진 수요예측을 마무리했다. 크래프톤은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주관사와 협의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9일 공시할 예정이다.
해외 기관들은 수요예측 첫날부터 공모가 최상단보다 높은 가격으로 배정 물량의 20~30배가 넘는 사전 매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관들도 지난 20일부터 가용 가능한 최대한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정해지면 크래프톤의 공모 예정금액은 4조309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계속해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을 위한 닻을 내렸는데 금융감독원이 희망 공모가가 높다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크래프톤이 처음으로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45만8000~55만7000원이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제시된 희망 공모가 밴드인 40만~49만8000원 보다 10%가량 높다.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총 7개 비교기업을 선정해 해당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근거로 공모가를 책정했다. 미래에셋은 크래프톤의 PER을 45.2배로 잡았다. 이는 동종업계 대장주인 넥슨의 PER 12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합쳐 2주동안 진행된 수요예측 방식도 공모가 논란을 키웠다. 공모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간을 길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금감원은 크래프톤이 공모가 논란에 시달리자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증권신고서를 돌려보낸 뒤 몸값을 낮추자 받아들였다.
크래프톤 측은 몸값 논란을 의식한 듯 자신들이 가진 잠재력을 강조했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 인수합병(M&A)에 70% 가량을 활용해 회사를 키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IPO 간담회에서 "콘텐츠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IP 산업으로 전 세계에서 이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라고 물으며 "장기적으로 회사의 잠재력이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크래프톤의 몸값이 비싸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KTB투자증권은 크래프톤 주당 적정가치를 58만원으로 제시했다. 시가총액은 28조원 규모로 책정했다.
배틀그라운드의 경쟁력이 시장에서 여전히 주효하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게 쳤다.
김진수 KTB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 New State'가 모바일 배틀로얄 시장에서 점할 수 있는 경쟁 우위는 향후 경쟁 신작 출시를 감안해도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모바일 매출 비중은 올해와 내년 각각 84%와 87%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