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9조3729억원...전년비 50%육박
KB·하나·우리, 중간배당...NH·신한 “검토”
5대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역대급 실적으로 사상 처음 5대 금융지주의 분기·중간배당도 점쳐진다. KB금융은 주당배당금 750원, 하나금융 700원, 우리금융 150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신한금융과 농협금융도 긍정 검토중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금융을 마지막으로 5대금융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막을 내렸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3729억원으로 증가폭은 전년 동기 대비 50%에 육박한다. 5대 금융지주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역대급 실적은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의 성장과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 부문의 이자수익 급증이 견인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금리 기조 속에 대출이 증가한 반면 이자율이 낮은 예금에까지 돈이 몰리면서 결과적으로 예대마진이 커졌다.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비용 부담이 올해 크게 감소한 것도 한몫했다. 비은행 부문은 주식 열풍으로 수수료 등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5대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도 20조4494억원으로 처음으로 20조원을 넘겼다. KB·신한·하나·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37~1.56%로 전년 동기 대비 0.03~0.04%포인트(p)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같은기간 0.06%p 하락한 1.61%를 기록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이자이익 증가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이르면 8월이나 늦어도 10월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더욱 올라가면 이자이익 증대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향후 1년간 약 1750억원의 이자수익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호실적에 따른 5대금융지주의 사상 첫 동시 중간·분기 배당도 예상된다. 앞서 KB금융은 주당배당금 750원, 하나금융 700원, 우리금융 15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상반기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은 각각 11.8%, 11.6%, 7.6%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6월말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고려해 분기별로 균등한 금액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예장된 이사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결정한다. 주당 배당금은 400~500원 정도로 추산된다. 농협금융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와 내년 대통령 선거는 수익성 개선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짙어질수록 금융지주들은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또 다시 쌓아놔야 한다. 우선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만기연장•이자상화유예의 세번째 연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당초 9월 지원책이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금융당국이 재연장을 검토중이다. 은행권이 원금만기와 이자상환을 연기해준 대출 규모는 108조원에 달한다. 한계에 이른 자영업자의 대출 원금과 이자를 계속 미뤄줄 시 채무규모 및 부실 채권 가능성도 커질 리스크가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금융권을 겨냥한 포퓰리즘 공약들이 대거 쏟아질 수 있다. 앞서 지난 6월 금융당국은 이른바 ‘금융판 이익공유제’라고 불리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서민금융법) 시행령' 등의 입법 예고를 시행한 바 있다. 관련 법안은 은행 등 금융권에 연 2000억원 규모의 서민금융 출연금을 부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최고금리를 10~15% 인하시키는 법안과 재난상황시 은행 대출금을 감면해주는 ‘은행빚 탕감법’ 등이 대기중이다. 최근에는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대출’ 공약을 내세우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본대출은 신용도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연 2.8% 금리로 1000만원을 빌려주자는 내용이 골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