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폭로' 대선판 요동…野 엄호 尹 침묵

이동훈 "與 인사 찾아와 'Y(윤석열) 치자'고 말해"

국민의힘 "사실이면 음해공작…당차원 규명 착수"

'회유주장' 내용 확인될 경우 메가톤급 파장 예상

野-尹 공동전선 한층 견고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로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와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여권 인사로부터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대선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 전 논설위원은 13일 "여권 사람이 찾아와 'Y(윤석열 전 검찰총장)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했다"는 폭탄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 전 논설위원의 폭로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야권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전대미문의 정치공작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치권은 사태의 추이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와 함께 올린 글에서 "정권을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니…충격적인 사안"이라며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MBN뉴스에 출연해 "이 전 논설위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음해 공작시도라고 볼 수 있다"면서 "사안이 엄중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진상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이 전 논설위원이 좀 더 정보를 공개해야 된다"면서 "언제, 어떤 장소에서 (여권 인사를) 만나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등의 사실 관계 축적되고 우리가 진상규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평소 같으면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조심스럽겠지만, 최근에 워낙 범야권 대선주자들에 대한 네거티브 또는 마타도어 시도가 있다 보니, 전직 기자의 명예를 건 폭로라는 것이 가볍게 들리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전 논설위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형적인 공작정치이자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뒤흔드는 중대사건"이라며 "여권의 습관적 정치공작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尹캠프 공식대응 없이 침묵…국힘 '尹지킴이' 자처

윤 전 총장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을 유지했다. 아직 이 전 논설위원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나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대응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윤석열 지킴이'를 자처하면서 정권을 겨냥한 공동전선이 한층 견고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논설위원은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며 취재진에게 "여권, 정권의 사람이란 사람이 찾아와 'Y(윤석열)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논설위원은 "(찾아온 사람이)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고, 그런 식으로 말했다"며 "저는 '안 하겠다', '못하겠다'고 했고 (이후)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됐다. 윤 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했던 그날이다"고 주장했다. 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작이다"고 했다.

현재 이 전 위원은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모 씨로부터 골프채 등 금품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윤 전 총장의 대변인에 임명된 뒤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며 열흘 만에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