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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극장마저 사라져…길어지는 코로나에 신음하는 영화관들


입력 2021.07.08 11:01 수정 2021.07.08 08:4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지원방안 실행 안되면 독립예술영화관 대부분은 1, 2년 내에 폐업하게 될 것”

42년 역사의 서울극장도 코로나19를 이기지 못했다.


지난 3일 서울극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1979년부터 약 40년 동안 종로의 문화 중심지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울극장이 오는 8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알렸다.


폐관한 단성사와 CGV 직영점으로 바뀐 피카디리에 이어 종로 3가를 유일하게 지키던 서울극장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서울극장 측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 악화를 폐관의 이유로 들었다. 2000년대 대형 멀티플렉스들이 들어선 이후 수익성이 나빠진 데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자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고 알려졌다.


서울극장은 세기극장을 1978년 합동영화사가 인수해 이름을 바꾸면서 1979년 개관했다. 단성사, 피카디리와 함께 국내외 주요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종로 3가를 한국영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했다.


당시에는 한 개의 스크린으로만 관객들을 만나던 서울극장은 1989년 국내 최초 복합상영관으로의 변화를 시도했다. 3 개관으로 확장을 시도했던 서울극장은 1997년에는 리뉴얼을 통해 7개의 스크린을 갖추며 변화에 발을 맞췄으나, 2000년대 CGV, 롯데시네마 등 대형 멀티플렉스들이 등장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었다.


그럼에도 상징성을 지키며 명맥을 유지하던 서울극장이 코로나19로 이중고를 겪게 되자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이다. 대형 멀티플렉스들의 등장에도 어렵게 자리를 지키던 전통 극장이 사라진 것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했다. 나아가 지금의 상황이 지속되면 유사한 사례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한국상영관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대부분의 영화관들이 힘든 상황이다. 사람들이 보는 그대로다. 일부 극장들은 이른 시간과 늦은 시간에는 상영관을 열 수도 없을 정도다. 극장을 찾는 사람도, 지원도 전무하다 보니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극장의 경우 고정 관객층이 있어 명맥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일반 관객들의 발걸음은 줄어든 지 오래다. 한 예술영화 전용 극장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기도 무색할 만큼 긴 시간이 지났다. 다행히 영화관에서 선보이는 기획전 등에 참여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주시는 일부 관객들이 있지만, 일반 관객들이 더 오시지는 않는 것 같다.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극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국상영관협회 관계자는 “극장의 자체적인 노력과 운영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본다”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극장 산업을 어려움을 파악해 정부에 지원예산확보 요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도적인 방안 마련을 주장했다.


지난 5월 한국상영관협회를 비롯해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멀티플렉스 4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와 각 멀티플렉스 위탁사업주 등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 마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들은 영화 시장 정상화를 위해 배급사들의 영화 개봉을 독려할 수 있는 ‘개봉 지원금’ 및 관객들의 문화생활 확대를 위한 ‘입장료 할인권’ 지원을 비롯해 영화발전기금 납부 전면 면제, 피해 극장들에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 단계별 음식물 취식 완화 등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한국예술영화관협회 최낙용 대표는 “현재의 재난 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 지원방안이 실행되지 않으면, 전국의 독립예술영화관의 대부분은 1, 2년 내에 폐업하게 될 것”이라면서 “영화산업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한 번영을 위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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