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서만 3조4541억 자금 유입...순자산 7조 돌파
중복청약 금지·수수료...공모주 투자 진입장벽 높아져
"공모주 물량 제한으로 공모주 펀드에 자금 몰려"
연초 이후 공모주펀드에 3조원 이상의 뭉칫돈이 몰렸다. 오는 20일부터 공모주 중복청약이 금지되고 온라인 공모주 청약시 수수료가 부과되는 등 투자 진입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차선책으로 공모주펀드가 떠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펀드는 지난 7일 기준 136개로 설정액은 6조5610억원, 순자산총액은 7조7079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4조765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올해 들어서만 3조4541억원이 몰렸다.
공모주펀드 수익률을 보면 1년간 13.21%, 연초 이후 2.83% 수준을 보였다. 국내주식 상장지수펀드(ETF)는 각각 37.87%, 6.69%를, 해외주식 ETF는 각각 32.95%, 11.20% 수익을 냈다. 가치주펀드(연초 이후 13.92%, 1년 44.82%)나 배당주펀드(10.78%, 33.05%) 등과 비교해도 공모주펀드 수익률은 저조하다.
공모주펀드가 국내외 ETF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보임에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으로는 최근 공모주 투자 진입장벽이 높아져 감에 따라 대안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는 20일부터 공모주 중복 청약이 금지된다. 앞으로 증권사들은 공모주 배정시 한국증권금융 시스템을 통해 투자자들의 중복청약 여부를 확인하고, 중복청약 사실이 확인된 청약자에 대해서는 공모주를 중복배정하지 않는다.
반면 공모주펀드는 운용사가 기관투자자의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때문에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균등 배분으로 직접 청약이 공모주펀드보다 유리했으나 중복청약이 금지되면 공모주펀드가 공모주 투자 대안으로 부각된 이유다. 이외 공모주펀드에 투자하면 공모주 청약에 필요한 계좌 개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증거금도 필요 없다. 가입만 해 놓으면 알아서 공모주에 투자를 해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최근 증권사에서 공모주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부과하는 움직임도 이같은 흐름에 영향을 끼쳤다. 그동안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SK증권 두 곳이었지만 지난 9일 삼성증권도 공모주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무료에서 2000원으로 조정하며 이에 가세했다. 대형증권사의 온라인 공모주 청약 수수료 인상이 다른 증권회사로도 확대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가운데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물량에 제한됐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모주 펀드 투자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중복청약이 금지되는 이달 20일 전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중복청약이 가능하지만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은 일정상 중복청약이 어렵기 때문에 공모주펀드를 통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속도를 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