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이스 원태인, 선발 로테이션 한 차례 건너 뛰기로
갑작스러운 난조로 2연패..체력 충전과 심리 환기 위한 휴식
삼성 라이온즈의 초반 질주를 견인한 원태인(21)이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다.
허삼영 감독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1 KBO리그’ SSG랜더스전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 일시 조정 계획을 알렸다. 최근 2경기에서 급격히 부진에 빠진 원태인에게 회복의 시간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다.
로테이션 순번상 2일 SSG전 등판인 원태인 대신 임시선발 요원(구준범)을 배치한다.
2019년 1차 지명 유망주 원태인은 데뷔 2년차(2020년)에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다. 올해는 더 성장했다. 패스트볼의 구위와 제구력이 눈에 띄게 개선됐고,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뿌릴 수 있게 됐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강해진 데다 결정구를 장착하면서 자신감도 충전했다.
초반 7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1.00을 찍으며 ‘특급 에이스’로 떠올랐다. 2017시즌 데뷔 3년차였던 롯데 박세웅이 일으킨 유망주 돌풍을 연상케 했다.
그랬던 원태인은 최근 2경기(11이닝 12자책)에서 4개의 홈런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이 기간을 거치면서 평균자책점은 2.73까지 치솟았다.
단 1개의 홈런도 내주지 않았던 원태인은 지난 19일 키움전에서 5.2이닝 소화하면서 3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키움 박동원에게만 3타석 연속 홈런을 얻어맞았다. 5.2이닝 동안 3홈런 포함 10개의 안타를 내준 원태인은 7실점으로 물러났다. 이전 7경기에서 45이닝 소화하면서 5점만 내줬던 원태인은 시즌 최다 실점의 믿기 어려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첫 이닝부터 긴장한 탓인지 보내기 번트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는 실책성 플레이를 범한 뒤 양의지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대량 실점했다.2경기(11이닝) 연속 10피안타다. 피안타 10개 중 피홈런이 4개다.
허삼영 감독은 원태인의 최근 부진에는 체력적인 문제도 있다고 판단, 휴식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벤 라이블리 이탈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상태지만 허 감독은 원태인에게 휴식을 부여한다.
2019년 1군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리에 도전장을 던진 지난해도 시즌 초반 6승을 달렸던 원태인은 지난해 8월 4일 두산 베어스전 승리 이후 13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8연채 늪에 빠졌다.
복수의 야구 전문가들은 “‘특급 에이스’ ‘도쿄올림픽 이끌 국가대표 에이스’ 등 쏟아지는 찬사에 따른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시기였다. 기술적인 문제 보다는 마음이 급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구위 자체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휴식을 통해 체력을 충전하고 심리 상태를 환기한다면 시즌 초반에 버금가는 투구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시즌 초반 "한 달 잘하려고 몸을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체력적인 부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 원태인에게 이번 휴식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