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접종하면 체육대회 끝난 다음날 몸 상태 정도"…'백신 후기' 봇물


입력 2021.06.03 04:17 수정 2021.06.03 11:11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걱정했던 것 보다 별로 아프지 않다" "적어도 이틀은 쉬어야 할 것 같다"

"집단 면역을 형성해 하루빨리 일상생활로 함께 돌아가자는 마음에서 후기 공유해"

백신 접종자의 부작용 정보 및 불안 해소 위해 '백신 후기' 공유…검증되지 않는 정보 주의 요망

코로나19 백신 접종. ⓒ연합뉴스TV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기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접종 후기를 찾아보며 백신에 대한 불안과 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후기 공유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수용할 때는 주의할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A(36)씨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등학교 때 체육대회 끝난 다음 날 몸 상태 정도"라며 '백신 후기'를 올렸다.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 백신을 맞은 A씨는 후기에서 "접종 12시간 경과 후, 가벼운 코감기처럼 코가 막혔으며 추운 날씨도 아닌데 몸이 으슬으슬 약간 춥다"며 "타이레놀 한 알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걱정했던 것보다 별로 아프지 않다"고 덧붙였다.


A씨는 "AZ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과 염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을 해소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고 접종 후기 공유 이유를 밝혔다. 또한 "직접 접종하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맞아도 괜찮다,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AZ 백신을 접종한 B(34)씨 또한 자신의 SNS에 날짜와 시간별로 몸의 상태를 꼼꼼히 기록해 이를 공유했다. B씨는 공유 글에서 "접종 후 약 8시간이 지난 후 체온이 38.8도까지 올랐으며 오한, 몸살, 두통 및 관절통을 차례로 겪었다"며 "적어도 이틀은 쉬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B씨는 후기 공유에 대해 "면역반응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공유 전에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건 아닐지 걱정했다"며 "다만 집단면역을 형성해 하루빨리 일상생활로 함께 돌아가자는 마음에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지난 27일부터 65∼74세 일반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이 재개되고 30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네이버·카카오 앱을 통해 이른바 '노쇼(no-show) 백신'으로 불리는 잔여 백신을 예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에 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C(35)씨는 지난 28일 AZ 잔여 백신을 맞은 뒤 자신의 SNS에 접종 후기를 올렸다. 잔여 백신 예약 방법, 증상 및 회복기 등을 자세히 적어 공유했다. C씨는 "잔여 백신 예약시스템이 열리기 전 동네 병원에 미리 전화로 대기 예약을 했다"며 "접종 후 새벽에 체온이 38.1도까지 오르고, 오한이 오는 등 증상이 있었지만 자고 일어나니 열을 제외한 다른 증상은 없었다. 백신 접종 후 24시간 만에 정상 체력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C씨는 "언론에는 백신의 부작용 등 공포심을 조장하는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백신에 대한 의심과 걱정이 있었다"며 "내 주변 사람만이라도 백신 접종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남겼다"고 밝혔디다.


아울러 "나의 후기를 본 후 잔여 백신을 신청하거나 맞은 지인들이 주변에 많다"며 "이미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현상은 바람직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백신 후기 공유가 늘어나는 것은 백신 접종자의 불안 해소를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안을 타인과 공유하면 그 불안이 감소하는 효과가 분명 있다"며 "백신 접종 후 접종에 대해 불안한 마음이 있을 텐데 접종 후기를 타인과 나누면 불안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전문가보다는 나와 비슷하고 평범한 사람이 말하는 이야기에 동질감과 친밀감을 더욱 느끼기 때문에 백신 접종에 있어서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후기 공유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개인의 후기는 주관적인 감상이 포함되기 때문에 잘못된 의료 정보를 전달할 우려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본인이 느꼈던 증상을 가볍게 공유하는 건 괜찮지만 비의학적 소견까지 올리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백신을 맞지 말라거나 반대로 백신을 너무 강요하는 등 극단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은 어디까지나 본인과 가족 등의 건강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기에 타인의 의견에 따라 결정할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잘 판단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수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