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브라운·이자벨말랑·메종 마르지엘라 등 신명품 매출 두 자릿수 성장
에잇세컨즈 등 중저가도 선전…“코로나와 MZ세대 소비성향 복합”
패션업계가 고가 브랜드뿐만 아니라 중저가 브랜드도 매출이 늘어나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개성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가격에 상관없이 본인 고유의 패션 성향에 맞는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가격과 상관없이 비교적 골고루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억눌렸던 보복소비가 폭발한 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소위 ‘신(新)명품’이라고 불리는 고가 패션 브랜드의 매출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하는 ‘톰브라운’은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대비 41% 신장했다.
LF가 수입하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이자벨말랑’ 남성 라인도 올해 4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대표 인기 컨템포러리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의 올해 1~5월16일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4% 치솟았다.
같은 기간 ‘아트네 스튜디오’와 ‘폴스미스’ 매출 역시 각각 33.4%, 39.3% 늘었다.
고가 패션 브랜드에 이어 중저가 패션 브랜드의 매출 증가세도 눈에 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텐먼스’는 지난 4월부터 5월12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9.4%나 급증했다.
여성복 ‘보브’와 ‘지컷’의 경우에도 동 기간 매출이 각각 21.7% 20.3% 증가했다.
LF의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 ‘챔피온’은 올 4월까지 매출이 100% 성장했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스파(SPA)브랜드 ‘에잇세컨즈’ 역시 5월 한 달간 29% 늘었다.
이처럼 고가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중저가 패션 브랜드까지 매출이 수직 상승한 것은 소비 주류로 우뚝 선 MZ세대 영향이 가장 크다.
MZ세대는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다 보니 패션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낸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옷이 있다면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행 수요가 막히면서 패션 부문이 소비 회복의 수혜를 입은 것도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주요 패션업계는 올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1분기 매출이 4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301억원 적자에서 올 1분기 21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 기간 LF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983억원, 275억원으로 각각 7.0%, 111.5%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지난 1분기 매출(3419억원)과 영업이익(213억원)이 5.7% 78%씩 성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쇼핑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전용 브랜드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고가 브랜드부터 중저가까지 대부분 브랜드들이 현재 전년 대비 신장 중”이라며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온라인에 대한 접근도 가속도가 붙으면서 온라인 전용 브랜드들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