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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거부한 김광현, 다음 등판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21.05.26 04:05 수정 2021.05.25 23:06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마운드 방문한 실트 감독에게 ‘계속 던지겠다’ 의사표시

역전 투런포 허용하며 최악의 결과, 향후 조기 교체 빌미

올해 아직 6이닝 이상 투구 없어, 이닝이터 능력 발휘 절실

김광현이 실트 감독에게 공을 넘겨 주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 뉴시스

‘KK’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투수 교체를 거부하면서까지 투구를 이어나갔지만 아쉬운 결과물을 남겼다.


김광현은 25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화이트삭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김광현은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지만 6회 역전 투런포를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2.73에서 3.09가 됐다.


6회말이 아쉬웠다. 5회까지 85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김광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며 올 시즌 첫 6이닝 투구에 도전했다.


선두 타자 아브레유를 뜬공으로 잡아낸 김광현은 후속 메르세데스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그랜달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이후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했다. 교체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김광현은 내려갈 의사가 없어 보였고, 다급하게 통역을 불렀다.


마운드를 방문한 통역을 통해 김광현은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실트 감독에게 표시했다. 그러자 실트 감독은 포수 몰리나에게 의견을 물은 뒤 김광현을 교체하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닝을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김광현의 강한 의지가 실트 감독을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애석하게도 결과가 좋지 못했다. 곧바로 앤드루 본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아쉬움에 주저앉은 김광현은 후속 가르시아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폰세데레온이 사구에 이어 2루타를 허용하며 김광현의 자책점이 1점 더 늘어났다.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내려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결국 김광현이 져야 하고, 이는 향후 등판에서 아쉬운 상황이 자주 연출될 수 있는 빌미를 줬다.


이전보다는 마운드에 오래 머물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제 실트 감독은 마운드 위에서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투수 교체를 감행하려 할 것이고, 이를 김광현도 거부하기 쉽지 않다.


김광현이 경기 도중 마운드에서 매덕스 코치, 포수 몰리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특히 김광현은 투구수 50개 전과 후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50개가 넘어가면 피안타율과 실점율이 높아지고 있다.


마운드 위에 오래 설수록 위력이 반감되는 김광현의 특성을 알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여차하면 빠르게 불펜을 가동할 확률이 높다. 김광현의 한계를 5이닝으로 판단한다면 선발 투수로서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날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게 더 아쉬운 이유다.


물론 그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싶은 투수는 없다. 오히려 실트 감독이 방문하지 않고 믿음을 보였다면 김광현의 흐름도 끊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비록 결과는 아쉽지만 이날 상황을 통해 실트 감독은 김광현의 승부욕과 투쟁심을 높이 평가했을 수도 있다. 그는 이날 김광현의 투구에 대해 “환상적이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모든 것은 김광현하기에 달려있다. 5회 이후 집중력을 좀 더 끌어올리고,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끌고 간다면 이날 교체를 거부한 것과 상관없이 마운드 위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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