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예비경선 직후 '2차' 결선투표 직전 될 듯
이낙연·정세균 측도 단일화 가능성 부인 안 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음에도 후보 간의 단일화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당내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박스권'에 갇혔다는 지적과 함께 나머지 후보들의 단일화 방향에 따라 경선 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180일 전까지 후보를 선출해야 하고 출마자가 7명이 넘으면 예비경선을 거쳐 후보를 6명으로 압축해야 한다. 이어서 본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게 되는데, 1위 후보가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하면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당내에선 결선투표까지 가게 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여론조사업체 PNR이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지난 22일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33.8%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에 이르지는 못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장기간 20% 중반대에 묶이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과연 대세론이기는 하느냐. 역동적인 경선 과정에서 검증되고 확인돼야 한다"며 △대선기획단 구성해 경선 일정 확정 △예비경선부터 분야별 티브이 토론회 5회 이상 개최 등을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후보 간의 단일화의 시점은 1차로 예비경선 직후, 2차로 결선투표 직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레이스에서 낙마한 후보들이 특정 후보에 대해 직·간접적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방식이다. 정책 공조를 통한 연대가 이뤄질 수도 있다. 특히 '호남' 주자로 묶이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연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호남마저 이재명 대세론으로 가버리면 이낙연 전 대표나 정세균 전 총리 모두 마이너 후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각자 조직을 다지고 지지자들을 모으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단일화를 논의하기엔 이르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필연적으로 단일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통화에서 "(후보 간의 단일화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며 "결선투표를 하게 되면 1·2위 후보만 남게 될 텐데 후보들도 이를 염두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총리 측도 "누구 하나가 독주하면 나머지가 힘을 합쳐 견제한다는 것은 선거에서 상식적인 이야기"라며 "다만 단일화를 염두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재 여권의 '빅3'(이재명·이낙연·정세균)는 예비경선이 시작되는 6월 말 이전까지 출마 선언 시기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97세대 박용진 의원은 지난 9일,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12일 출마선언을 했다. 이광재 의원이 27일 출마하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내달 중순쯤 대담집 출간에 맞춰 출마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