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9억원 이하 재산세 감면' 가닥
추미애 "보유세 높여야 투기 줄어들어"
"빚내서 집 사라 안 돼"…송영길 비판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의 재산세 감면 대상 확대 방침에 대해 "내 집 가격은 오르기를 바라면서 세금은 적게 내겠다는 이중적인 심리에 영합하는 대증요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산세를 감면하는 정책은 당장은 달콤하지만 (부동산 관련) 총체적 난국을 더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전 장관은 "부동산 폭등을 잡고 불로소득의 병폐를 잡겠다면 부동산 보유세율을 높여야 한다. 부동산 보유비용이 높을수록 투기적 보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보유세 실효세율을 1% 목표로 해마다 높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4억 원 가치 집의 재산세는 850만 원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20~30만 원"이라고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이어 "보유세율 인상 없이 신도시 개발을 통한 주택공급정책을 먼저 펼친다면 지금처럼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리는 형국에서는 가격이 더 오르고 더 많은 사람들이 투기 대열에 가담할 것"이라며 "공급에 앞서 보유세를 높여 투기적 보유 동기를 차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전날에는 "청춘들에게 빚내서 집 사라고 할 게 아니라 집 걱정 없도록 해주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에도 반대한 바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년 등 실수요자 대상 'LTV 90%'를 언급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편 민주당은 재산세 감면 기준을 공지시가 6억 원 이하에서 9억 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4.7 재보선 패배의 주요 원인에는 부동산 가격 급등과 세금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당내 부동산 특위와 정책 의원총회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작년에는 6~9억 원 사이 33만 호가 있었는데 올해는 44만 호"라며 "공시가 기준을 6억에서 9억으로 상향해 혜택을 돌려드리자는 의견으로 많이 모아졌다"고 당내 여론을 전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여 만에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면서 오락가락 행보라는 비판도 당 안팎에서 적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