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차입급 1조9190억 이상…전년比 4계열↑
현대차, 삼성, SK 등 대형사 상위 5개 차지
금융감독원이 올해 전체 차입금이 2조원에 육박하는데다 은행권에서 빌린 돈이 1조원이 넘는 계열기업군 32개를 선정했다.
20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지난해보다 4개 늘어난 총 32개 주채무 계열기업군을 선정했다. 주채무계열기업은 지난해 말 현재 총 차입금이 1조9190억원 이상이면서 은행권 신용공여잔액이 1조1억원 이상인 기업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개정된 은행업감독규정 상 올해부터 총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가 일정금액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해야 한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이 2년 전 명목 국내총생산의 0.1%이상이고, 같은 기간 은행권 신용공여잔액이 전체 기업 신용공여잔액 대비 0.075%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주채권은행은 32개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재무구조 개선 유도가 필요한 계열사에 대해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는 등 대기업그룹에 대한 신용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가 미흡한 계열사는 재무구조개선약정 등을 체결하고 자구계획 이행을 점검하는 등 강화된 신용위험 관리 규제를 받게 된다.
선정결과 시장성 차입이나 리스부채가 많은 HMM, HDC, 장금상선, SM, 한라, 동원 등 6개 계열사가 신규 편입됐다. 세아, KG 등 2개 계열사는 제외됐다. 총차입금 기준으로 올해 주채무가 가장 많은 계열사는 현대자동차였다. 삼성, SK, 롯데, LG 등이 뒤를 이었다.
산업은행은 11개 주채무계열사를 두면서 기업에 돈을 가장 많이 빌려준 은행으로 선정됐다. 이어 우리(9개), 신한(5개), 하나(4개), 국민(2개), SC(1개) 등 순서였다.
올해 선정된 32개 주채무계열에 소속된 기업체 수는 지난달 말 현재 5096사를 기록했다. 지난해 4726사 대비 7.8%(370사)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국내법인은 1352사로 1년 전보다 12.0%(145사) 늘었고, 해외법인은 3744사로 전년 동월 대비 6.4%(225사) 증가했다.
계열그룹사별로는 삼성 소속기업체 수가 662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552사), SK(495사), CJ(454사), LG(424사), 현대자동차(413사), 롯데(309사) 등이 뒤를 이었다. 소속기업체 수의 증감폭은 가장 큰 곳은 1년 새 76개사가 늘어난 한화였다.
현대자동차(+45사)와 SK(+25사)도 그룹계열사가 늘어난 회사로 선정됐다. 한화와 현대자동차는 해외계열사 수의 변동, SK는 환경·폐기물 사업진출을 위한 국내 기업 인수가 소속기업체 수의 주된 증가 원인이다.
지난해 말 현재 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신용공여잔액은 1443조7000억원으로 2019년 말의 1333조4000억원 대비 8.3%(110조3000억원) 증가했다.
해당 32개 주채무계열사의 지난해 말 은행권 신용공여잔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255조9000억원, 52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28개사의 230조원, 458조9000억원 대비 각각 11.3%(25조9000억원), 13.6%(62조2000억원)씩 증가한 규모다.
상위 5대 계열사가 지난해 말 은행권의 신용공여잔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127조8000억원, 300조8000억원으로, 전년의 113조8000억원, 270조2000억원 대비 각각 12.3%(14조원), 11.3%(30조6000억원) 씩 급증한 규모더, 현대자동차, 삼성, SK, 롯데, LG 등 순이다.
5대 계열의 은행권 신용공여잔액과 총차입금이 주채무계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9.9%, 57.7%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 주채권은행은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32개 계열에 대한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정성평가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는 등 엄정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은 약정 체결 계열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대기업그룹의 신용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