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씨 "지금에서야 왜 입장문이 필요한지 의문"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손정민씨와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가 입장을 밝힌 가운데, 고(故)손정민씨 부친 손현씨가 친구 A씨를 다시 언급했다.
17일 손현씨는 YTN과 전화 인터뷰에서 친구 A씨의 입장문에 대해 "기존에 했던 것과 특별히 다른 것 없고, 경찰조사하고 비슷한 내용의 말을 맞춘 것 같다"며 "근본적인 궁금증 해결엔 큰 도움 안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에서야 왜 입장문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A씨 측이 경찰 조사 결과를 낙관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손씨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새벽 3시 반쯤 A씨가 자신의 부모에게 '정민씨를 깨웠는데 일어나지 않는다'고 전화한 것을 정작 우리 가족들에게 숨긴 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는 본인들에게 불리한 정황은 해명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손씨는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도 "궁금한 내용에 대해 여전히 A씨 측이 술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하고 있다"며 "(입장문 내용은) 기존에 알려준 거랑 대부분 똑같은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목격자를 통해 나온) 실종 당일 오전 2시18분 사진 등 여러 정황상 (A씨는) 술을 많이 먹은 걸로는 안 보인다" "전체 술 구매량은 나왔는데 A씨는 청주와 막걸리, 아들(손씨)은 소주를 먹은 걸로 돼 있다. 그걸로 만취돼 기억 안 난다는 내용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씨는 "심리적 안정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이날 친구 한편 이날 A씨 측의 법률대리인 정병원 변호사는 17쪽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이유와 신발을 버리게 된 경위, 가족 중 소위 유력인사가 있는지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정 변호사는 "A씨는 절친한 친구가 실종된 충격과 걱정, 자신이 끝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큰 상태였다"며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란이 된 신발과 관련해 "A씨가 신었던 신발은 낡았고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A씨의 어머니가 실종 다음 날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두었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리게 됐다"면서 "당시 A씨의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했기에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사고 경위를 숨긴다는 의혹에 대해 "A씨가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웠다"면서 "A씨와 가족, 담당 변호사들도 목격자와 CCTV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최대한 확보되기를 기다리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A씨의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가족 중 유력 인사가 있다는 소문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