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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번에도 옳았던 송중기의 선택


입력 2021.05.16 11:06 수정 2021.05.16 11:0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후속작은 '보고타'

중국 비빔밥 PPL 논란 사과

tvN '빈센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송중기는, 어느 때보다 드라마를 떠내보내기 아쉬운 모습이었다. '빈센조'는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가 한국 변호사 홍차영과 팀을 이뤄 악에 대적하는 작품이다. '빈센조'는 '송중기가 곧 장르'라는 말을 연이어 확인시켰다. 악에는 더 잔혹한 악으로 해결하는 빈센조란 캐릭터는 송중기가 연기했기에 시청자들에게 이해와 응원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빈센조'를 보며 그의 거침없는 행보에 대리만족을 했지만 연기하는 그는 복합적인 캐릭터로 인해 많은 고민을 했다.


"박재범 작가은 재미있고 유쾌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재미있는 활극이 될 것 같단 생각을 했죠. 하지만 대본을 읽은 유쾌하지만은 않더라고요. 전 슬프게 읽었어요. 겉으론 유쾌한 것 같은데 파고 들어가면 그렇지 않죠. 찍으면서 빈센조가 복합적이란 인물이더라고요."


송중기는 빈센조가 히어로가 아닌 빌런이라고 강조했다. 악인들과 목표와 의도가 다르지만 그가 하는 행동들은 이해받아서는 안된다는 설명이었다. 자신은 빌런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지만 시간이 갈 수록 시청자들이 빈센조를 지지하자 배우로서 고민이 들기도 했다.


"지지를 받아선 안되는 인물이에요. 빈센조는 빌런일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정체성이 헷갈렸어요. 저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시청자 분들은 환호 해주시니까요. 또 슬프기도 했어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사회에 나쁜 사람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요. 하지만 간단하게 접근했을 때 저희는 상업 드라마를 찍는 사람들이니, 대리만족하고 좋아해주셨으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었죠."


'빈센조'는 중국 비빔밥 도시락이 PPL로 등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우리나라 음식인 비빔밥을 중국 상품으로 홍보한 처사가 문화를 가볍게 여기는 처사와 동시에 동북공정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주연배우기 때문에 주연배우에게 실망하신 분들께 진심어린 사과를 드리고 싶어요. 실망하신 분들이 분명히 계시기 때문에 드라마 자체적인 매력으로 예쁨을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욱 열심히 촬영을 하려고 했어요."


송중기는 함께 호흡을 맞춘 전여빈을 두고 '배려심이 많고 열정이 넘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홍차영 캐릭터가 가지는 내면의 슬픔과 유쾌함의 완급조절을 해내는 것을 보고 향후 전여빈이 보여줄 연기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필모그래피 중 처음으로 가장 큰 역할을 맡은 작품이라 부담이 컸을텐데 씩씩하게 잘해줬어요. 우리끼리 전여빈을 두고 '엄청난 배우가 나타났다'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제가 누군가를 평가할 자격은 안되지만 대단한 배우의 첫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존경하는 드라마 작가님 한 분께서 전여빈을 보고 '상품이 아닌 작품이 하나 나왔다'고 하셨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송중기의 절친인 배우 김성철이 '빈센조'에 특별 출연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는 tvN '아스달 연대기'에서 친분을 쌓은 송중기가 김성철에게 직접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송중기는 무례할 수도 있는 자신의 부탁에 흔쾌히 참여해준 김성철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출연해준다고 해서 제작진 모두 박수 쳤어요. 현장에서 (김)성철이가 민성이를 연기할 때 또 박수치고 편집본 보고 모두 기립박수를 쳤죠.(웃음) 특별 출연에도 불구 열과 성을 다해줬어요. 동생이지만 저보다 연기를 백배 이상 잘해요. 후배지만 그 연기력이 질투날 정도죠. 그 모습을 '빈센조'에 담아줘서 고마웠어요. 사실 20부에는 원래 등장 예정이 없었는데 전화해서 '현장와서 세 네컷만 찍고 가라'고 하니 '슬기로운 감빵생활' 때 입었던 교도소 복을 입은 사진을 보내더라고요. 갑작스러운 부탁인데 유쾌하게 참여해주는 김성철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송중기는 '빈센조' 캐릭터의 혹평도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과하다고 언급되는 부분은 배우의 판단으로 필요에 의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작위적이다, 튄다, 달라붙지 않는다란 반응은 충분히 예상했어요.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라니, 빈센조 자체가 말이 안되는 캐릭터잖아요. 감정적인 장면에서 조금 더 풍자하면서 표현하려면 어느 정도 과한 모습도 필요하단 생각도 있었죠."


극 중 빈센조와 한 마음이 돼 팀워크를 보여주는 금가네 프라자 사람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송중기는 이들과의 단단한 호흡 때문에 '빈센조'가 더욱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모두 돋보이면 좋은거죠. 어차피 출연하는 배우, 선배님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찍은 마음도 있어서 큰 욕심은 없었어요. 이게 '빈센조' 매력 같아요. 진심어린 마음으로 서로 함께 연기를 했더니 드라마도 함께 사랑받은 것 같아요. 그런걸 알아주신 것 같아 감사해요."


'빈센조'는 송중기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준 작품이다. 작품을 선택할 때 본능적으로 끌리는 작품을 선택한다는 그는, 앞으로 더 자신감을 가지고 배우 활동을 해나갈 수 있기 됐다.


"이 작품을 한 후 조금 의연해진 것 같아요. 코미디 색이 짙은 작품을 안해봤는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었어요. 하지만 쓸데없는 고민이었다는 걸 느꼈어요. '내 생각이 맞았구나'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작품이 됐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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