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차세대 MTS로 핀테크증권사 맞대응
신한금투, 간편기능 ‘이지모드’로 업그레이드
2030세대가 국내 주식시장의 버팀목으로 자리 잡으면서 증권사들이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개발에 나서고 있다.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에 이어 카카오페이증권이 연내 파격적인 MTS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증권사 간 MTS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줌인터넷이 함께 만든 테크핀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는 다음달 새 MTS를 출시할 예정이다. 간편한 투자를 선호하는 젊은 층을 위해 쉽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카카오페이증권이 MTS를 출시해 ‘MZ세대’를 적극 유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친 말로 1980~2000년대 초반 출생한 20~30대를 일컫는 ‘MZ세대’는 주식시장의 신흥 큰 손으로 떠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투자자는 181만2487명으로 전년 대비 74만367명이 늘어났다. 20대 투자자도 2019년 38만1910명에서 작년 107만1086명으로 69만명 가량 증가했다. 두 회사가 개발한 MTS가 미국 2030세대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은 ‘로빈후드’를 벤치마킹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프로젝트바닐라는 주식매매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봉차트를 없앤 토스증권과도 차별화를 뒀다. 기존 MTS 기능을 유지해 주린이(주식+어린이)와 기존 투자자를 모두 타깃으로 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자의 투자성향과 각 종목 뉴스 등을 분석, 투자정보를 콘텐츠 형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도 ‘신한알파’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신한알파 업그레이드는 사용자의 시각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증권사에서 사용하는 복잡한 업무용어도 일상에서 쓰이는 단어로 교체했다.
특히 주식투자 초보자를 위한 간편한 주문화면인 ‘이지모드’, 주식에 쇼핑을 접목시킨 ‘알파카트’, MTS 사용법을 비롯한 주식·금융상품의 기본 개념부터 가입프로세스까지 소개하는 ‘알파가이드’가 포함돼 있다. 또 신한알파 MTS를 이용하는 고객이 프라이빗뱅커(PB) 상담을 원하는 경우 AI의 추천을 받은 PB에게 비대면 투자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모호했던 메뉴명들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직관적인 메뉴명으로 개선하고 메뉴 이동 경로를 최소화한 것”며 “콘텐츠와 화면 등에서 고객별 맞춤 제공이 가능하도록 개인화에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핀테크 기반 신생 증권사들이 신속한 서비스로 젊은 투자자들을 집중 공략하면서 증권사 간 MTS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토스증권의 신규 주식 계좌 수는 지난달 말 기준 210만개로 집계됐다. 개설된 신규계좌 중 20·30 투자자 비중은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토스 MTS 의 장점은 별도 앱 설치 없이 기존 토스 앱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 다른 증권사에 비해 시각적으로 단순하고 거래가 편하다는 것과 토스와의 연계성이 높다는 점 등이 있다”고 설명햇다.
구 연구원은 “이제는 투자자들이 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금융거래를 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장점은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