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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이대호’ 꼴찌 롯데, 어쨌든 반란


입력 2021.05.09 08:23 수정 2021.05.09 08:2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대구 삼성 원정에서 뷰캐넌-오승환 넘고 역전승

9회말 데뷔 이래 첫 포수로 출전한 이대호 맹활약

이대호(자료사진). ⓒ 뉴시스

‘꼴찌’ 롯데 자이언츠가 뷰캐넌-오승환 카드를 꺼낸 ‘1위’ 삼성 라이온즈를 깼다.


롯데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펼쳐진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9-8 승리했다. 12승(18패)째를 수확한 롯데는 LG에 진 9위 한화(12승16패)를 반게임 차 추격했다. 다 잡은 경기를 9회초에 놓친 삼성은 LG에 1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경기 전까지 1.86의 평균자책점을 자랑했던 ‘에이스’ 뷰캐넌을 상대로 롯데가 선제점을 뽑았다. 1회초 정훈-손아섭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정훈이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전준우의 희생플라이로 1-0 앞서나갔고, 이대호의 투런 홈런(시즌 6호)이 터져 뜻밖의 3-0 리드를 잡았다.


롯데 선발 서준원은 1회부터 3점을 지원받았지만 지키지 못했다. 2회말 김민수-이학주에게 연속 2루타를 얻어맞고 실점했다. 2사 2루에서는 구자욱에게 1타점 3루타를, 2사 3루에서는 피렐라에게 투런 홈런을 내줬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3-4로 뒤집혔다. 4회말에는 바뀐 투수 김유영이 2사 1,3루 위기에서 오재일(시즌 1호)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3-7로 끌려갔다.


선두 삼성의 위력을 체감했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7회초 마차도가 2루타로 출루한 뒤 정훈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4-7 추격했다. 2사 2,3루 찬스에서는 한동희가 2타점 2루타를 뽑아 6-7까지 추격했다.


8회말 추가 실점에 이어 마운드의 오승환 존재를 생각했을 때, 경기는 이대로 끝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예상 밖의 반전이 일어났다.


롯데는 선두타자 전준우-한동희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열었다. 안치홍의 내야땅볼 때 경기가 끝나는 듯했지만 유격수 이학주의 실책으로 1사 만루가 되면서 기사회생했다. 행운의 만루 찬스를 잡은 롯데는 장두성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만회한 뒤 대타 이병규의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마차도가 오승환의 초구를 노려 좌익수 방면 1타점 2루타를 때리며 9-8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스코어를 뒤집었지만 9회말 수비가 문제였다. 엔트리에 등록된 포수를 모두 소진한 롯데는 마지막 이닝에 이대호를 포수로 앉혔다. 2001년 데뷔 이래 포수로 출전한 것은 처음이다. 포수 출전은 팀 사정을 고려해 이대호가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마무리 투수 김원중의 투구를 무난하게 받았다. 다양한 사인을 보내던 이대호는 위기 순간에는 마운드로 향해 김원중을 격려했다. 1사 2,3루 위기에서는 바운드 된 공까지 잡아냈다. 끝내 실점하지 않고 이대호와 김원중은 롯데의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는 시즌 초반 ‘봄데’의 위력마저 잃은 채 10위로 추락한 상태다. 총체적 난국 속에 ‘더 이상 밀리면 끝’이라는 간절함을 안고 무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그리고 어렵사리 선수 삼성을 상대로 승리의 과실도 챙겼다.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반란을 일으킨 롯데가 추세를 전환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허문회 감독은 9일 선발로 베테랑 노경은을 예고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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